bhc "기존 협의회, 상생 취지 벗어나 新 협의회 발족"
해석 논란 되는 '가맹거래법 개정안'…국회 계류 중

'bhc가맹점주협의회'라는 타이틀을 걸고 싸움이 불거졌다. 지난 2018년 전국 1100여명의 가맹점주들이 bhc와 투쟁하며 구성한 'bhc가맹점주협의회'와 별도로, bhc측에서 또 다른 'bhc가맹점주협의회'를 발족시킨 것이다.

'bhc가맹점주협의회'라는 타이틀을 사용하는 곳이 두 곳이 되는 상황이 불거졌다. 사진 왼쪽은 bhc가 10일 공식 발족한 협의회, 오른쪽은 지난해 전국 1100여명의 가맹점주들을 대상으로 구성된 협의회다.
'bhc가맹점주협의회'라는 타이틀을 사용하는 곳이 두 곳이 되는 상황이 불거졌다. 사진 왼쪽은 bhc가 10일 공식 발족한 협의회, 오른쪽은 지난해 전국 1100여명의 가맹점주들을 대상으로 구성된 협의회다.

bhc는 10일 오전 서울 송파구 본사 교육장에서 가맹점협의회 소속 20명과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bhc와 협약을 맺은 가맹점협의회(회장 인천효성점주)는 지난해 구성된 협의회와 별도의 단체다. 이들은 전국 가맹점들을 대표해 마케팅과 상품, 물류 등의 운영에 의견을 제기하는 역할을 맡는다.

앞서 bhc는 2018년 6월 'bhc가맹점주협의회(회장 진정호)'를 공식 인정한 바 있다. 당시 bhc측은 "공식적으로 전국 가맹점협의회를 인정하며 본사와 협의회는 상생을 위해 상호협력하고 존중할 것"이라며 "가맹점협의회 구성을 적극 권장하며 환영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bhc-가맹점주, '가맹거래법 개정안' 두고 해석차 발생 

하지만 1년도 채 되지 않아 bhc측은 또다른 협의회를 발족시켰다. 무슨 이유인걸까.

bhc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기존 가맹점협의회에 지난 8일까지 협의회가 bhc를 대표할 수 있는 증빙자료를 요청했는데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때문에 가맹거래법상에 근거해 전국 가맹점 중 다수의 회원이 가입돼 있는 곳과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가맹거래법상 제14조의2(가맹사업자단체의 거래조건 변경 협의 등) 제3항에 따르면, 복수의 가맹사업자단체가 협의를 요청할 경우 가맹본부는 다수의 가맹사업자로 구성된 가맹사업자단체와 우선적으로 협의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 bhc가맹점주협의회는 bhc의 요구사항이 악용될 가능성이 있음을 우려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전에 본사에 협의회가 대표성을 나타내는 자료를 제출한 적 있다"며 "그런데 또 제출하게 될 시 협의회에 가입돼 있는 가맹점주들의 명단을 적어야 하는데 이는 본사에 블랙리스트로 악용될 수 있어 제출하지 않았다"고 입장을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행 가맹거래법상에 따르면 가맹점사업자는 가맹점사업단체(가맹점주협의회)를 구성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며 "본사측이 협의회를 공식적으로 발족시킬 순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가맹사업자들이 단체를 구성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할 수 있는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에 계류 중으로 효력이 없는 상태"라며 "개정안 통과가 미뤄지니 협의회 대표성을 두고 의견차이가 발생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잇따른 '냉동육·해바라기유 올레산 함량 과장' 논란, 반영됐나

bhc가 가맹점협의회를 새롭게 발족하게 된 배경을 두고 최근 bhc를 둘러싼 의혹을 일축시키고자 하는 움직임으로도 해석 가능하다. bhc는 기존 가맹점주협의회로부터 냉동육 공급과 해바라기유 올레산 함량을 허위과장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bhc측은 "소수의 일부 점주로 구성된 기존 가맹점협의회가 본사와 직접적인 대화와 협력하기보다 외부세력과 결탁해 사실이 아닌 내용을 유포함으로써 사회적으로 bhc브랜드에 흠집을 내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에 bhc는 일부 가맹점주들과 민사상 소송을 진행하고 있으며 해당 내용을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언론중재위원회의 절차를 밟고 있다. 

또 한편으로 전국의 1100여명의 가맹점주들로 구성된 기존 가맹점주협의회를 외면한 채, 50분의 1 수준인 20명을 대상으로 새롭게 협의회를 구성한 것에 대해 기존 가맹점주협의회를 와해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bhc치킨 가맹점주들이 양측으로 나뉘어지는 모양새를 띄게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가맹점주들이 본사측과 원활한 상생을 이루고자 하는 것을 핵심으로 대화의 물꼬가 다시 열리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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