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 자구안 "3년 내 경영 정상화 못하면 아시아나 항공 매각 절차 동의"
증권업계 전문가 "금호아시아나 측 목표 달성 못할 수 있어…아시아나항공 매각 가능성↑"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경영 정상화에 실패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또는 일부 매각 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11일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관련 이같이 분석했다.

라진성 연구원은 "이번 금호그룹의 자구계획안에 대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반응은 좋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채권단은 그동안 총수 일가의 사재 출연과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매각 이상의 특단 대책을 요구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갚아야 할 채무 1조2000억원 가운데 약 4200억원은 채권단이 제공한 대출금인데, 여기에 추가로 5000억원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은 올해에만 1조2000억여원의 채무를 해결해야 한다. 2020년과 2021년에도 각각 9801억원, 8821억원의 부채가 기다리고 있고 2022년 이후에는 2조5087억원대의 채무부담이 버티고 있다. 

라 연구원은 "이에 따라 금호그룹의 자구계획안은 3년의 경영 정상화 기간을 줄이거나 더욱 강도 높은 목표 달성 기준을 설정하는 식으로 수정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 경우 금호그룹은 결국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게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전날인 10일 금호아시아나 측은 금호아시아나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자구계획을 제출하고 유동성 5000억원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자구안에는 '박삼구 전 회장이 경영 일선에 다시 복귀하지 않는다'는 것과 박 회장 일가의 금호고속 지분을 전량 채권단에 담보로 맡기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등을 포함한 자산을 매각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이 자구계획을 이행하는 기한을 3년으로 제시했다. 3년 내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채권단이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아시아나항공을 팔아도 좋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3년 내 자구안을 이행하지 못하면) 금호산업 등 아시아나항공 대주주는 채권단의 매각 절차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인 금호아시아나가 채권단에 담보로 맡기겠다는 금호고속 지분은 박 회장의 부인과 딸 보유지분 4.8%다.

금호아시아나는 금호타이어 지원을 조건으로 박 전 회장과 아들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의 금호고속 지분 42.7%를 이미 담보로 잡힌 상태다.

금호아시아나는 채권단이 박 회장과 박 사장의 담보를 해제할 경우 이들의 금호고속 지분을 또다시 담보로 맡기겠다고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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