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거래절벽에도 ‘미래 가치’ 재건축 아파트 문의 꾸준히 이어져
‘싼 매물에만 관심 쏠려’ vs ‘제대로 된 매물 나오길 기다려’

부동산중개인은 "기존 시세와 비슷하게 매물을 내놓은 어떤 분은 기존 호가에서 500만원도 깎지 않겠다고 해서 거래가 중단된 적도 있다" 고 말했다. 부동산시장의 현재 저점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동산중개인은 "기존 시세와 비슷하게 매물을 내놓은 어떤 분은 기존 호가에서 500만원도 깎지 않겠다고 해서 거래가 중단된 적도 있다" 고 말했다. 부동산시장의 현재 저점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동산 시장은 “모든 것이 멈췄다”는 표현이 나올 만큼 긴 침체에 빠져 있다. 주택 매매는 물론 상가와 오피스텔 거래도 통계 작성 이래 최저 수준까지 내려간 상황이다.

헤럴드경제 부동산팀이 서울 각지의 현장을 돌며 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그 결과 7개월째 이어져 온 거래절벽은 여전했지만, 재건축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는 ‘지금이 살 기회’라고 판단한 일부 자산가들이 매수 시점을 저울질 하는 움직임도 포착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0일 현재, 4월 마포구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총 25건이다. 3워 한달 동안 50건이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약 1.5배 가까이 많은 거래가 이뤄졌다. 성산시 근방에 위치한 B공인중개사 대표는 “요즘 평일에도 하루 3~4명 이상 집을 보러 오는데 학실히 지난달 말부터 문의가 늘었다” 며 “이쪽 단지가 좀 살아나면서 인근 재건축 아파트가 아닌 지역에 대한 문의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급매 중심으로 계속 물량이 소화되고 있지만, 일반적인 매물들도 더 이상 호가를 내리지 않으려는 경우가 많다”며 “기존 시세와 비슷하게 매물을 내놓은 어떤 분은 기존 호가에서 500만원도 깎지 않겠다고 해서 거래가 중단된 적도 있다. 아무래도 현재가 저점이라고 보는것같다”고 귀뜸했다.

반면 한강 건너에 위치한 양천구의 경우 거래절벽이 계속 이어지는 모습이다. 목동신시가지아파트 2단지와 3단지 사이에 위치한 C부동산 관계자는 “매매도 문의도 뚝 끊긴 상태”라며 “모 단지는 지난달 통틀어서 단 1건 매매만 거래됐다”고 토로했다.

강남구 개포동의 재건축 후발주자인 개포주공 5·6·7단지에서도 급매물은 매수자들의 주요 관심사였다. 이 단지는 지난 2월 강남구청으로부터 재건축추진위원회 구성을 승인받은 곳이다. 인근 공인중개상와 대화를 나누는 30분 사이에도 “이 가격에 매수할 수 있냐”, “재건축 이주시기는 언제냐”는 등의 전화 문의가 잇달아 들어왔다.

인근 공인중개사들이 파악한 이달 매매건수는 약 4건이다. 전용 53㎡의 시세는 13~14억원대인데, 급매로 형성된 12억원대 전후 매물은 소진됐다.

한편 공인중개사 G씨는 “지난주 전용 53㎡ 1층, 11억9000만원짜리 매물이 아침에 나오자마자 저녁에 거래가 성사됐다”며 “한동안 문의조차 없다가 외부 부동산에서도 얼마짜리 매물이 있냐는 문의가 들어왔다”고 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 H씨는 “관심이 싼 매물에만 쏠리고 있다. 일단 나오면 열흘 안에는 팔리는 것 같다”며 “특히 53㎡의 경우 전세를 끼고 8~9억원이면 손에 쥘 수 있어서 매물이 나오면 알려달라는 사람도 많았다”고 했다.

이같이, 있는 사람들은 제대로 된 매물이 나오기만 기다리며 낚시질하고 있다. 최악 거래절벽에도 불구하고 미래가치 투자 재건축 아파트 문의는 꾸준히 이어져오고 있고, 가격이 싼 매물에만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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