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사재출연 등 실질적 방안 없어" 자구안 '퇴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전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전 회장. 최근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산업은행을 포함한 아시아나항공 주채권단에 박 회장의 부인과 딸의 지분 4.79%를 담보로 제공하는 대가로 5000억원의 유동성을 제공해 달라는 내용이 담긴 자구안을 제출했으나 채권단은 자구안에 실질적인 방안이 들어가 있지 않다고 판단, 자구안을 거부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아시아나항공 채권단 입장이 분명히 밝혀졌으니 추가로 협의 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12일 최종구 위원장은 핀테크 관련 현장방문 행사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전날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제시한 아시아나항공 자구계획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에 대해 이처럼 말했다.

앞서 지난 10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삼구 전 회장의 부인(3.08%)과 딸(1.71%)의 지분 4.79%만을 담보로 제공하고 5000억원의 유동성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삼구 전 회장과 그 아들인 박세창 사장의 금호고속 지분(42.7%)은 과거 금호타이어 장기차입을 위해 채권단에 이미 담보로 제공돼 있어서다.

또 3년 동안 경영 정상화를 하지 못하면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에 협조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주채권단은 이 자구안에 실질적인 방안이 빠져있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고 보고 자구안을 거절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난 11일 "아시아나항공 자구계획에 사재출연 또는 유상증자 등 실질적 방안이 없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미흡하다고 채권단은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자구계획에 따라 금호 측이 요청한 5000억원을 채권단이 지원하더라도 시장 조달의 불확실성으로 향후 채권단의 추가 자금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산업은행은 향후 채권단과 협의해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채권단이 이런 입장을 발표하기 전,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아시아나항공 자구계획에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3년을 더 주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박삼구 전 회장 대신 아들이 경영하면 차이가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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