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한민국 편의점 공화국…'편의형 수퍼'로 맞선다"
[인터뷰] "대한민국 편의점 공화국…'편의형 수퍼'로 맞선다"
  • 박은정 기자
  • 승인 2019.04.15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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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임원배 회장 인터뷰
"무분별한 편의점 출점, 수퍼마켓 생계 위협"

편의점이 지난 7년 사이에 전국적으로 2만개 가까이 늘어나는 동안(2011~2017 유통업태별 점포 현황) 동네 수퍼마켓은 그만큼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부터 우후죽순 들어선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이 등장하면서 순식간에 골목상권이 침탈당한 것이다.

최근에는 편의점 업계에 뒤늦게 도전장을 내민 이마트24마저 올해 ‘5000개 점포’ 달성을 목표로 밝혔다. 이에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즉각 입장문을 발표하고 무분멸한 출점 확대를 중단할 것을 주문했다.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임원배 회장을 직접 만나 수퍼마켓의 고충과 현 실태는 어떤지 들어봤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편의점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가 반발에 나서고 있다. 연합회 임원배 회장을 직접 만나봤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편의점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가 반발에 나서고 있다. 연합회 임원배 회장을 직접 만나봤다.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임원배 회장은 지난 5일 입장문을 통해 “이마트24 등 대형 유통사의 무분별한 골목상권 침탈로 많은 동네수퍼들이 생존권을 박탈당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떠한 이유로 입장문을 발표했던 걸까.

“이마트24의 자회사인 신세계는 유통공룡이에요. 유통업계에서 작은 것부터 큰 사업까지 모두 차지하고 있죠. 그런데 이제는 지역 곳곳에 편의점까지 출점 한다니 이것은 과욕입니다. 이를 막기 위해 입장문을 발표했던 거죠.”

임 회장은 이마트24의 출점 확대 움직임이 타편의점 업계로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

“이마트24를 시작으로 또다시 CU와 GS25, 세븐일레븐 등의 편의점 브랜드도 출점 경쟁을 벌이게 될까 걱정이에요. 이마트24가 성장하는 것은 좋지만 기존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 슈퍼마켓 사장들에게는 타격이 바로 옵니다.”

무분별하게 편의점들이 출점하면서 자리싸움마저 치열해지고 있다. 때문에 매출액이 높은 수퍼마켓의 경우 편의점에게 자리를 내주게 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수퍼마켓 사장은 높은 권리금을 받고 자리를 팔지만, 결국 또다시 사회의 벼랑 끝에 내몰리게 된다.

“어느 날 물류를 구매하던 사장님들이 안보이면 모두 편의점에 자리를 인수한 것이에요. 한 사장님은 2억 가까이 받으면서 편의점에 자리를 내줬지만 문제는 그 뒤였어요. 가격에 혹 해서 팔았는데 갈 곳이 없는 거에요. 새롭게 가게를 운영하는 곳에는 이미 편의점들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죠. 결국에는 수도권을 벗어나야 하는 상황에까지 처하게 됩니다.”

어느새 대한민국은 ‘편의점 공화국’이 됐다. 그럼에도 슈퍼마켓이 살아남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동네 슈퍼마켓은 대한민국에서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방 역할을 해왔어요. 정이 있는 곳이죠. 집에 오가는 길에 사장님과 혹은 동네 사람들과 편하게 앉아서 얘기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가격도 편의점에 비해 저렴하고요. 반면 편의점은 가격도 비쌀뿐더러 젊은 아르바이트생이 근무하고 있어 삭막하기만 합니다.”

연합회는 올해부터 슈퍼마켓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편의형 수퍼’를 대안책으로 내놓았다. 동네수퍼만의 PB상품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상품을 구비하고, 질 높은 판매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우선 동네수퍼도 편의점처럼 깔끔하게 시설을 개선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전에는 구매자가 나타날 때까지 상품을 진열해 뒀는데 이제는 동네에서 판매율이 높은 상품들을 분석·판매해 상품의 회전율도 높일 계획입니다. 연합회는 ‘코사마트’라는 수퍼 브랜드도 개발해 동네수퍼의 위상을 높이기도 했답니다.”

올해로 창립 30주년…”100년된 동네수퍼 나오길”

연합회는 일산화탄소중독 자살방지를 위해 번개탄 포장용지에 자살금지 문구를 기입해 판매하고 있다.
연합회는 일산화탄소중독 자살방지를 위해 번개탄 포장용지에 자살금지 문구를 기입해 판매하고 있다.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이했다. 연합회는 1990년부터 동네수퍼를 비롯한 소상공인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골목상권을 지키고자 고군분투해왔다.

30년 동안 연합회는 △대형마트 셔틀버스 운행 중지 △유통산업발전법 제정 △중소유통공동도매물류센터 건립 △코사마트 수퍼 브랜드 개발 등의 활동을 전개했다. 또한 연합회의 오랜 역사만큼 전국 52개의 회원조합이 함께 했다.

사회적 활동에서도 적극적이다. ‘대한민국, OECD 자살율 1위’라는 불명예를 회복하고자 연합회가 나선 것이다.

연합회는 수퍼에서 판매하는 번개탄이 자살 도구로 활용되고 있는 점을 착안해, 별도의 번개탄 포장박스를 제작했다. 박스에는 “당신은 가장 소중한 선물입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상담번호를 기입돼 있다.

이에 지난해에는 보건복지부에서 실시하는 ‘번개탄 등 일산화탄소중독 자살 감소를 위한 시범사업’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표창까지 하는 영예를 안았다.

끝으로 임원배 회장은 “그 많던 동네수퍼가 사라지고 지금 골목을 지키고 있는 수퍼 역시 위태롭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연합회는 30년의 역사를 바탕으로 100년된 동네수퍼가 나올 때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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