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주매각·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 즉시 매각
15일 금호산업 이사회 결정, 산은에 자구계획 제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5일 금호산업 이사회 의결을 거쳐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5일 금호산업 이사회 의결을 거쳐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을 즉시 매각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5일 금호산업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3.47%(6868만8063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번 매각은 구주매각 및 제3자 배정의 유상증자 방식으로 이뤄진다.

박삼구 전 금호그룹 회장과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은 이날 오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만나 아시아나항공 매각 방침을 전했다.

금호 측은 자회사 별도 매각은 금지하되 인수자 요청시 별도 협의하고, 구주에 대한 드래그얼롱(Drag-along:동반매각요청권)과 아시아나항공 상표권 확보 등을 포함하도록 했다.

지난주 제출한 자구계획안이 거부된지 닷새만에 새로 마련한 수정 계획안은 매각 관련 내용을 제외하면 기존 내용과 같다.

박 전 회장의 배우자와 장녀가 보유한 지분 13만3990주에 대한 담보로 제공하고, 금호타이어 담보 지분 해지시 박 전 회장과 박 사장이 보유한 119만7498주를 담보로 제공하게 된다.

박 전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내용 역시 동일하다. 이에 따라 매각 작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한창수 현 대표이사가 아시아나항공을 경영하게 되며 향후 매각 주간사 및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의 절차를 밟는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25일 만기가 돌아오는 6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한다. 아시아나의 차입금은 지난해 말 기준 3조4400억원 규모이며 이 중 1년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은 1조3200억원에 달한다.

아시아나항공의 계열사는 에어부산(44.17%) 아시아나IDT(76.25%), 아시아나에어포트(100%), 아시아나세이버(80%), 아시아나개발(100%), 에어서울(100%) 등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계열사를 포함한 전체 매각 규모를 1조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SK, 한화, CJ, 애경그룹들이 인수을 타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정작 해당 그룹 관계자들은 부인하거나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매각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산업, 금호고속, 금호리조트만 남고, 매출은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매출액은 6조2012억원이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매출액 9조7329억원의 64% 가량을 차지했다.

한편, 매각 뒤 금호그룹의 재계 순위는 60위권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988년 2월 서울항공으로 시작해 그 해 8월 사명을 바꾼 이래 32년만에 새주인을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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