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에어서울 분할 매각시 저비용항공 판도 변화
아시아나 반납 비수익 노선운수권 쟁탈전 치열할 듯

(사진-에어부산)
(사진-에어부산)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에 따라 향후 인수합병(M&A) 결과에 따라 항공업계도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16일 항공업계는 기존 저비용항공사(LCC)와 지난달 신규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받은 LCC들 역시 아시아나 매각 과정을 유심히 살피고 있다.

본궤도 오른 아시아나 매각 = 전날 금호 측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아시아나항공의 즉시 매각 방침을 담은 수정 자구계획안을 제출했다.

채권단은 이날 오후 회의를 열고 즉시 매각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앞으로 “경영 정상화를 위한 지원방안을 함께 모색”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은 이번 M&A가 원활하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유동성 공급과 신용관리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채권단이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밝힌 대로 무난하게 자구계획안은 추진될 전망이다.

금호 측은 일단 아시아나항공을 통매각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으나 향후 가격 문제 등을 감안하면 계열 회사인 에어부산, 에어서울을 각각 매각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렇게 되면 인수전의 양상도 달라질 수 있다. 아시아나의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보유지분은 각각 44.17%, 100%이다.


항공업계 판도 변화 = 에어부산의 경우 지난 2008년을 시작으로 지난해 말 기준 보유 항공기는 25대로 취항노선은 35개이며 근거리 국제노선을 포함, 지난해 매출 6535억원 영업이익 205억원을 기록했다.

제주항공, 진에어에 이어 LCC 중 세 번째 규모여서 만약 각개 매각이 추진되면 LCC업계의 순위 변동이 불가피하다.

후발주자인 에어서울은 지난 2016년 보유 항공기 3대로 시작해 현재 7개 항공기를 운항중이며 아시아나항공의 일본 노선 등 단거리 적자 노선 중 일부를 떼어내 영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영업손실 16억원 규모로 적자폭을 크게 줄이며 올해 흑자전환을 예상하고 있다.

통매각시 1~2조원대 가격으로 덩치가 큰 M&A에서 분할 매각시에는 투자비용이 줄어 잠재적 인수후보들의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는 아시아나·에어부산·에어서울 세 회사의 분리 매각이 추진된다면 기존 LCC와 지난달 면허를 받은 신규 LCC들 역시 관심을 보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또 아시아나항공이 비수익 노선에 대한 운수권을 반납하게 되면 이 운수권을 가져오기 위한 움직임이 빨라질 것으로 점쳐진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만일 분리 매각이 진행된다면 아시아나의 인수자 못지 않게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향방에 따라 업계 변화가 불가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항공업이 지속적으로 성장 중인 가운데 관련 인프라 역시 점차 확대 중인 점도 업계에 긍정적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월 말 항공업계 출자로 설립된 한국항공서비스(KAEMS)와 첫 민간 항공기 정비입고 및 사업 착수 기념행사를 경남 사천에서 열었다. 그동안 해마다 정비물량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 맡겨 왔으나 KAEMS의 정비 사업 착수로 정비사업(MRO)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중국·몽골 등 근거리 국제선에 대한 이용률 및 노선 증대 역시 항공업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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