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향응 제공하지 않으면 장거리 배차 등 불이익 줬다"주장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16일 오전 NH농협중앙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 지역 농협물류센터에서 관리자들이 배차를 무기로 금품과 성접대 등 향응 제공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사진-연합뉴스)

농협중앙회 산하 유통기업인 농협물류에서 관리자들이 배차를 빌미로 화물노동자들에게 수년간 금품과 성접대를 요구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비난이 일 전망이다.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16일 오전 NH농협중앙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지역 농협물류센터 화물노동자들은 농협물류 관리자들에게 배차를 무기로 수년간 금품과 성접대를 요구받았다"며 "화물노동자들은 배차 불이익이 두려워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의하면 경기 모 지역 농협물류 배차 담당자들이 매달 배차 계획이 나올 때마다 화물노동자들에게 수십만원씩을 요구했다. 이에 불응할 경우 담당자들은 화물노동자에 장거리 배차 등의 불이익을 줬다.

또 담당자들은 화물노동자에게 성상납을 요구하기도 했으며 자신의 차량 수리비를 대신 내도록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이런 방식으로 농협물류 관계자들이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화물노동자로부터 수천만원을 착취했다고 노조는 설명하고 있다.

이런 부당한 대우에 항의하기 위해 농협물류 화물노동자는 화물연대에 가입해 사측과 교섭하려 했다.

하지만 농협물류 측은 지난달 말일 기준 만료된 계약의 재계약을 놓고 화물연대에 가입한 화물노동자에 확약서를 들이밀었다.

'확약서에 서명을 하지 않으면 계약이 종료된다'는 묵시적 압박으로 보여 이는 부당노동행위가 될 소지가 다분히 높다.

이 확약서에는 화물연대 등에 가입하지 않을 것과 단체행동을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는 내용이 담겼다.(본지 관련 기사 : 농협물류…화물기사, 노조 가입 하자 확약서 내밀며 단체활동 말라?)

또 화물연대는 "농협물류가 물류센터 폐쇄 후 인근 물류센터를 통해 물량을 운송했는데 이때 냉장·냉동 차량으로 운송해야 할 신선식품을 일반 차량으로 운송해 식품위생관리법을 위반했다"고도 주장했다.

박노식 화물연대 농협물류 분회장은 "적정온도를 유지해야 하는 식자재들이 상온에 노출된 채로 수도권과 강원 충청지역 마트로 납품됐고 심지어 유치원과 초등학교, 군부대에도 납품되고 있다"고 말했다.

성접대 등 향응 제공 요구 의혹과 관련해 농협물류 측의 입장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전해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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