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이 4분기 연속 기준치를 밑돌았다. 경기불황이 지속됨에 따라 민간소비 위축시 심각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7일 국내 소매유통업체 1000개를 대상으로 올해 2분기 경기전망지수를 조사한 결과, 전분기보다 1p 하락한 '91'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경기전망지수는 지난해 2분기 98을 기록한 이후 4분기 연속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이 100을 넘는 것은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100 미만인 경웅에는 경기불황을 뜻한다.

업태별로 살펴봤을 때, 온라인쇼핑만 103으로 낙관론이 다소 우세했다. 온라인쇼핑을 제외한 편의점(77)을 비롯해 수퍼마켓(82), 백화점(89), 대형마트(92) 등은 경기 부진을 우려했다.

특히 전분기에 110이었던 홈쇼핑은 이번에 100으로 기준치에 머물렀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모두 전분기보다 하락했다. 그나마 편의점과 수퍼마켓은 각각 6p, 2p 올랐다.

대한상의는 "전반적으로 경기가 부진하면서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편의점과 수퍼마켓 모두 부정적 전망이 높게 나타났다"며 "다만 편의점을 날씨가 풀리면서 계절적 요인이 플러스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또 홈쇼핑의 경우 매출 성장세는 이어졌으나 송출 수수료 인상에 따른 영업이익 악화, 채널 간 경쟁 격화 등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소매유통업계의 2분기 수익성 전망에 대한 조사에서는 전체의 38.9%가 '악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질 것'이라는 응답 비율은 28.2%에 그쳤으며, 나머지 32.9%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는 대형마트(57.4%)에서 가장 컸으며, 슈퍼마켓(48.8%)과 온라인 쇼핑(41.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편의점은 유일하게 호전을 기대한 응답 비율(41%)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현시점에서 필요한 정책과제에 대해서는 '출점제한 폐지 등 규제 완화'를 꼽은 응답자가 전체의 49.1%로 가장 많았다. 그뒤로 최저임금 속도 조절(16.7%), 제조업 수준의 지원(16.3%), 카드수수료 인하(4.7%), 신기술 개발 지원(4.1%) 등의 순이었다.

강석구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기준치 100을 넘긴 업태가 사실상 온라인쇼핑 뿐이라는 점에서 민간소비의 최접점에 있는 유통업계에서 보내는 불황의 시그널이 심상치 않다"며 "업계에서는 소비와 트렌드 변화를 빠르게 읽고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한 변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도 기업의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개척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