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조양호 회장 장래 일주일만인 24일 이사회서 결정
조 신임 회장의 낮은 지분율·KCGI경영권 위협·실추된 그룹 이미지 해결해야

조원태(44) 대한항공 사장. 24일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이사회를 열고 조 시장을 한진칼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했다. 선친인 고(故) 조양호 회장의 장래가 끝난지 1주일 만의 결정으로 한진그룹은 경영공백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사진-연합뉴스)

조원태(44) 대한항공 사장이 한진그룹 회장에 취임해 그룹 경영을 총괄하게 됐다. 선친인 고(故) 조양호 회장의 장래가 끝난지 1주일 만의 결정으로 한진그룹은 경영공백을 최소화한다는 입장이다.

24일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고 이같이 의결했다.

이로써 현재 한진칼 사내이사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향후 한진칼 대표이사 회장으로 그룹을 통솔한다.

이날 회장 취임에 따라 조 신임 회장은 6월 1∼3일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 총회 의장직도 맡게 될 예정이다.

한진그룹은 별도의 취임 행사는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칼 이사회는 "조 신임 회장 선임은 고 조양호 회장의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그룹 경영을 지속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조 신임 회장이 그룹 창업 정신인 수송보국(輸送報國)을 계승·발전시키고, 그룹 비전 달성을 차질없이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 신임 회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선대 회장님들의 경영이념을 계승해 한진그룹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며 "현장 중심 경영, 소통 경영에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조 신임 회장은 2003년 8월 한진그룹 IT 계열사인 한진정보통신의 영업기획 담당으로 입사했다. 2004년 10월 대한항공으로 자리를 옮긴 뒤 경영기획팀, 자재부, 여객사업본부, 경영전략본부, 화물사업본부 등 주요 분야를 두루 거쳤다.

조 신임 회장은 2017년 대한항공 사장에 취임한 후 미국 델타항공과 태평양노선 조인트 벤처(JV) 출범, 아시아·태평양항공사 협회(AAPA) 사장단회의 개최를 이끄는 등의 업적을 달성한 바 있다.

한편 조 신임 회장은 그룹장에 올랐지만 그의 앞에 산적한 과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먼저 선대 회장으로부터 상속받게 될 지분의 상속세다. 현재 조 신임 회장은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을 고작 2.34%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분의 이전이 이뤄져야 조 신임 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가 마무리되는 것이라 보고 있다. 

故 조 회장이 보유한 한진칼 보유지분 17.84%다. 이를 조 신임 회장이 상속받게 될 경우 상속세는 2000억원이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행동주의펀드 KCGI의 경영권 위협도 해소해야할 숙제다. KCGI는 한진칼 지분 14.98% 보유하고 있다고 24일 공시했다. 故 조 회장의 지분율을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다.

향후 KCGI가 추가적인 지분 매입을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조 신임 회장의 경영권 방어에 대한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또 '땅콩회항' 등 오너일가의 비행적 '갑질' 및 범죄 혐의 등으로 실추된 그룹의 이미지 개선도 조 신임 회장이 짊어질 짐이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을 시작으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故 조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직원 폭행 혐의 및 오너 일가의 배임·횡령 의혹까지, 대중이 대한항공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조 신임 회장이 그의 앞에 놓인 여러 난제들을 해결하고 실추된 그룹의 이미지를 끌어올려 대중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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