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수출 및 설비·건설 투자 감소"
홍남기 "대내외여건 악화·하방리스크 확대"

올해 1분기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가 지난해 4분기인 전분기 대비 0.3% 감소하며 경기가 뒷걸음질을 치는 모양새다.

한국은행은 25일 '2019년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을 발표해 이같이 밝혔다. 다만 이날 발표된 것은 속보치로, 추후 집계될 잠정치와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는 전분기 대비 0.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민간 및 정부 소비지출이 증가했지만 수출이 감소하고 설비 및 건설 투자는 감소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민간소비는 서비스(의료 등)와 준내구재(의류 등) 소비가 줄었으나 내구재(가전제품 등)가 늘어나면서 0.1% 증가했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을 중심으로 0.3% 증가했으며 건설투자는 주거용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줄어 0.1%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운송장비 모두 줄어 10.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출은 LCD 등 전기 및 전자기기를 중심으로 2.6% 감소했으며, 수입은 기계 및 장비, 광산품(원유, 천연가스) 등이 줄어 3.3% 감소했다.

경제활동별로 보면 제조업을 중심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제조업은 전기 및 전자기기, 화학제품 등이 줄어 2.4% 감소했다.

전기가스수도사업은 전력 판매량이 줄어 7.3% 감소했으며 건설업은 주거용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줄어 0.4% 감소했다.

농림어업은 농산물 생산이 늘어 4.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업은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 보건 및 사회복지업 등이 줄었으나 정보통신, 금융 및 보험업 등이 늘면서 0.9% 증가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교역조건이 개선되면서 0.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1분기 국내총생산(GDP) 결과가 예상을 하회했다"며 "예상보다 대내외여건이 더 악화하고 하방리스크도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 당초 제시한 성장률 목표인 2.6∼2.7%를 달성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GDP 부진 원인으로는 세계 경제 둔화와 투자 부진, 기술적 조정 등 세 가지를 꼽았다.

홍 부총리는 "반도체 경기 조정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수출의 21%를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이 크게 감소했다"며 "4개월 연속 수출이 감소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외 불확실성으로 투자가 동반 부진했다"며 "주력품목 수출 감소가 이어지고 제조업 가동률이 하락하면서 민간투자 부진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경기 하방리스크 대응 과제 등을 발굴해 6월 중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담을 것"이라며 "각별한 경각심을 갖고 경기개선 모멘텀을 만드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가 어려운 상황인지만 1분기보다는 2분기,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더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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