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막판 조율 작업 후 이번주 말쯤 대상자 공식 발표 예정
카드시장 점유율 노리는 우리금융 "롯데카드 인수…아직 정해진 바 없어"

롯데그룹이 매물로 내놓은 롯데카드의 인수 후보로 우리금융그룹이 급부상하고 있다. 앞서 롯데그룹은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원칙'에 맞추기 위해 시장에 롯데 카드를 매물로 내놨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투자 컨소시엄을 구성, 롯데카드 매각 본입찰에 참여했다.

현재 롯데그룹은 우선협상대상자로 MBK-우리금융 컨소시엄으로 낙점하고 막판 조율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이번주 말쯤 우선협상대상자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MBK와 우리은행은 각각 롯데카드 지분 60%와 20%를 인수할 방침이다. 이 컨소시엄이 롯데카드를 인수하게 되면 향후 우리은행이 MBK의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도 높다. 

앞서 롯데카드 인수 후보로 하나금융지주가 유력하다는 예측이 나왔다.

우리금융이 컨소시엄에 참여하기 전 MBK가 단독으로 본입찰에 참여할 경우 기존 카드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원했던 롯데 측의 입장을 고려할 때, 한화그룹이 본입찰을 포기한 상황에서 하나금융이 무난히 롯데카드를 인수할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지난 1월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롯데카드를 매각하면서 우리도 가능하면 전략적 파트너십을 가져가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도 BMK와 관련해 사모펀드 운용사가 사업을 계속 영위하기보다 기업 가치를 끌어올려 차익을 남기려는 속성이 강하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하지만 우리금융그룹이 참여하면서 판도가 뒤집힌 모양새다.

앞서 하나금융은 지난 19일 롯데카드 인수 자금으로 1조원을 준비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 의하면 롯데그룹은 매각 가격으로 1조 5000억원을 원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금융을 등에 엎은 BMK가 하나금융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는 전언이다.

우리금융은 롯데카드 인수 컨소시엄 참여를 통해 카드 부문 점유율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우리카드의 신용카드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8.5%로 7개 카드사 중 6위다. 롯데카드를 인수하면 시장점유율의 단순 합계가 19.7%로 업계 2위권으로 급부상한다. 

하지만 자본 건전성이 다소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리금융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자산 위험도 평가 방법이 종전 내부등급법에서 표준등급법으로 바뀌었다.

이에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이 하락한 상황에서 우리금융이 카드사와 같이 위험자산이 많은 회사를 인수하게 되면 BIS 비율이 추가로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분투자 개념으로 컨소시엄에 참여한 건 맞으나 롯데카드를 인수한다는 것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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