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개월째 1%를 밑돌고 있다. 이는 석유류 가격 하락과 소비자물가 상승세 둔화로 인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7로 지난해 4월보다 0.6% 상승했다. 하지만 상승률은 지난 1월 이후 4개월째 0%에 머물고 있는 실상이다. 4개월 연속으로 0%대 물가 상승률을 보인 것은 2016년 8월 이후 처음이다.

또한 1~4월 전년 대비 누계 상승률은 0.5%로, 1965년 통계 집계이래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농·축·수산물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7% 상승했다. 현미와 쌀 가격은 각각 21.3%, 11.6% 상승했다. 다만 감자 가격은 31.8% 하락하며 2013년 6월(-38.3%)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공업제품은 1년 전 대비 석유류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0.1% 하락했다. 석유류는 5.5% 떨어지면서 전체 물가를 0.24%p 끌어내렸다.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보다 8.5% 낮아졌으며 경유 가격은 2.8% 하락했다.

서비스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0.9% 오르는 데 그쳤다. 서비스물가가 0%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1999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 과장은 "농·축·수산물 가격이 안정되고 일부 국제유가가 인상됐지만 유류세 인하 요인으로 전년 동월 대비 석유류 하락세가 지속됐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환율 등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 유류세가 환원되면 물가상승률이 0.1~0.15%p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생활물가지수는 0.4%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는 체감물가를 살펴보기 위해 자주 구매하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한 지수다. 

생활물가지수 가운데 식품이 지난해보다 1.5% 올랐다. 어류·조개·채소·과실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을 기준으로 한 '신선식품지수'는 2.7% 하락했다.

물가상승률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 볼 수 있는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0.7％ 올랐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따른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 물가상승률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 상승률은 0.9％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