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측 "인수사와 전략적 파트너쉽 가져간다"
하나금융과 'MBK-우리금융 컨소시엄' 고배

롯데카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를 선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애초 인수 유력후보로 거론됐던 하나금융그룹과 'MBK-우리금융 컨소시엄'은 고배를 마시게 됐다.

롯데그룹은 3일 롯데카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가 롯데손해보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는 JKL파트너스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앞서 지난 2017년 10월 롯데지주를 설립하면서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계열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다는 '금산분리 원칙'을 지키기 위해 롯데카드 매각에 나선 바 있다.

롯데지주는 "이번 매각 절차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 공정거래법에 따른 지주회사 행위 제한 요건 충족을 위한 부득이한 절차"라며 "입찰가격뿐 아니라 다양한 비가격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특히 "임직원의 고용보장과 인수 이후 시너지와 성장성, 매수자의 경영 역량, 롯데그룹과의 협력 방안 등을 다각도로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롯데카드의 경우 경영권 지분 매각 이후에도 20% 소수지분 투자자로 남아 롯데그룹 유통계열사 간의 다양한 제휴 관계를 유지해나갈 예정이며 롯데손해보험은 별도 소수지분을 남기지 않았지만, 매각 이후에도 현재의 협업 관계를 유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월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도 "롯데카드를 매각하면서 우리도 가능하면 전략적 파트너십을 가져가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 측은 "향후 회사가 안정화될 수 있도록 최대한 빠른 시간내에 거래를 완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앤컴퍼니가 우선협상대상으로 선정됨에 따라 하나금융그룹과 'MBK-우리금융' 컨소시엄이 패배의 쓴잔을 마시게 됐다.

앞서 우리금융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투자 컨소시엄을 꾸리기 전 한화그룹이 롯데카드 인수 포기 의향을 밝히면서 하나금융그룹이 유력한 우선협상대상자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지난해 말 기준 하나카드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8%에 불과하다. 하나금융은 시장 점유율 11%인 롯데카드를 인수, 세를 확장하려 했다. 

하지만 우리금융이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이 컨소시엄이 롯데 측에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분위기는 MBK-우리금융 컨소시엄 쪽으로 흐르는 듯 보였다.

우리금융 역시 컨소시엄 참여를 통해 카드 부문 점유율을 높이려 했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카드의 신용카드 시장점유율은 8.5%로 7개 카드사 중 6위다. 롯데카드를 인수하면 시장점유율의 단순 합계는 19.7%로 업계 2위권으로 도약한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하나금융 두 금융 그룹의 점유율 확보 전략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다만 기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는 재무적투자자(FI)로 향후 매각 차익의 실현이 가능하다고 판단할 때 지분을 털고 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롯데그룹 측은 롯데카드 전체 지분(98.7%) 가운데 20%가량을 제외한 나머지를 매각할 예정이다.

한편 롯데손해보험 우선협상대상자로는 JKL파트너스 선정됐다. JKL은 롯데그룹이 내놓은 롯데손보 지분 52.47%을 인수하기 위해 3000억~4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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