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삼성바이오, 삼성에피스 지분 되사려 특별팀 꾸렸나?
'분식회계' 삼성바이오, 삼성에피스 지분 되사려 특별팀 꾸렸나?
  • 이재형 기자
  • 승인 2019.05.16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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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사업지원티에프' 내 '지분매입티에프' 조직
특별팀 활동 시기, 바이오젠이 콜옵션 행사하기 전으로 알려져
지배력 상실에 따른 삼성에피스 회계변경이라 했던 삼성 측 주장 무색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분식 회계 논란의 핵심인 '콜옵션'에 관한 추가 정황이 나와 삼성 측의 주장이 의심받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는 그간 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에피스)의 합작사인 미국계 제약회사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지배력 변동이 생겨 삼성에피스에 대한 회계를 변경한 것이라 주장해왔다.

즉, 삼성에피스의 상장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바이오젠이 삼성에피스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콜옵션을 행사할 것으로 판단해 회계를 변경했다는 게 삼성 측의 주장이다. 

하지만 새롭게 드러난 정황은 그간 삼성 측의 주장과는 아예 그 결이 다르다. 

삼성그룹 전체의 컨트롤 타워로 알려진 삼성전자 사업지원티에프(TF·前 미래전략실) 내에 이른바 '지분매입티에프'가 조직됐다는 정황이 나왔다. 이들은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해 취득한 지분을 되사오기 위한 활동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바이오는 미국계 제약업체 바이오젠과 합자해 2012년 삼성에피스를 설립했다. 삼성바이오는 삼성에피스에 대해 94.6%, 바이오젠은 5.4%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다만 바이오젠은 약정된 가격으로 삼성에피스의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을 가지고 있었다. 콜옵션을 행사하면 바이오젠은 삼성에피스의 지분을 49.9%까지 가질 수 있었다.

16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최근 검찰은 삼성전자 사업지원티에프(TF) 안에 비공개 조직인 '지분매입티에프'가 꾸려진 사실을 확인했다. 지분매입티에프는 지난해 초 금융당국의 분식회계 혐의 조사가 시작되자 활동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활동한 시기는 바이오젠이 실제 콜옵션을 행사하기 전이다.

지난해 초 금융당국의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조사가 시작 되고 바이오젠이 가지고 있던 '콜옵션' 행사 여부가 논란이 됐다. 이에 삼성 측은 지난해 6월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한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밝혔다.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해 지배력을 높이려함에 따라 삼성에피스의 회계를 변경한 것이라 피력했던 삼성바이오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듯 보였다.  

하지만 콜옵션을 행사한다는 발표가 있기 한 달전, 이 주장을 뒤짚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지난해 5월 미국 바이오 의약 전문지인 바이오센츄리는 바이오젠의 고위급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것이지만 삼성에피스를 장기적인 사업 관점에서 보고 있지는 않으며 삼성에피스의 지분을 정리한 이후 회사(바이오젠)의 주력사업인 신경정신 분야에 집중할 것이라는 내용이 주요 골자였다.

바이오젠이 삼성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갖겠다는 의도로는 보이지 않는다.

의혹이 점점 증폭돼 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한 이후 획득한 삼성에피스의 지분을 삼성 측이 되사려 한 정황까지 나온 것이다.

지분매입티에프가 활동한 시기는 실제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기 전으로 이들이 바이오젠과 모종의 협상을 했을 것이라는 의심이 나온다. 삼성바이오가 콜옵션 논란으로 궁지에 몰려있을 때 바이오젠이 공교롭게도 이 시기에 맞춰 콜옵션을 행사해 줘서다.      

검찰은 삼성에피스에 대한 삼성 측의 지배력 유지 및 경영권 방어 보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이 과정들이 연결돼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 측은 삼성에피스에 대한 '회계 변경'이라 주장하고 있지만 검찰은 이를 분식회계로 의심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15년 삼성바이오는 삼성에피스의 지배력을 변경(자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장부가 기준 평가를 시가 기준 평가로 바꿔 회계처리했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는 4조5000억원대 평가이익을 봤다.

삼성바이오의 최대주주인 제일모직의 가치도 덩달이 뛰었고 이는 삼성물산과의 합병에서 제일모직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이 부회장은 당시 제일모직의 대주주였고 삼성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지분을 거의 가지고 있지 않았다. 제일모직과 합병한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의 최대주주였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통해 결과적으로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은 높아졌다.

한편 2015년 합병 이전에 삼성 측은 이 '콜옵션'의 존재를 숨겼다. 콜옵션은 장부상 부채로 계상되는데, 삼성바이오가 이를 부채로 회계처리하면 당시 삼성바이오는 '완전자본잠식'을 피할 수 없었다. 이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에 합병에서 이 부회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

지난해 금융당국 조사 등에서 삼성바이오 외부감사를 맡은 삼정케이피엠지(KPMG) 소속 회계사들은 "(미국 업체 바이오젠과의) 콜옵션 계약서를 제공받았다. 이를 검토한 결과 회계장부에 반영할 필요가 없다고 봤다"며 삼성바이오를 변론했다.

하지만 회계사들은 최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에서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말을 바꿨다. 이들은 "콜옵션 계약서를 받은 적이 없다. 삼성 쪽 요구로 거짓말을 했다"고 진술했다.

또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 가운데 한 곳인 에프앤자산평가는 2015년 말 삼성바이오 측의 요구로 '콜옵션 평가불능 의견서'를 작성한 것이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특히 에프앤자산평가는 의견서 작성 시점을 실제 작성일인 ‘2015년 말’이 아닌 ‘2014년 말’로 조작해준 것으로 전해 졌다. 

검찰은 삼성바이오가 2015년 초 사업보고서(2014년 회계연도) 작성 때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을 부채로 잡지 않은 이유에 대한 증빙자료가 필요해, 사후에 신용평가사 의견서를 조작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현재 삼성바이오 분식회계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연결돼 있다고 보고, 이에 수사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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