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김 태표 불러 분식회계 증거인멸에 그룹 차원 지시 있었는지 추궁
윗선 향하는 검찰 수사, 다음 소환 대상…이재용 최측근 정현호 사장될 듯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간 연관성을 수사 중인 검찰이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이사를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19일 오후 김 대표를 불러 삼성바이오 회계 관련 증거인멸에 그룹 차원의 개입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했다.

지난 16일 검찰이 이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현호 사장(삼성전자 사업지원티에프 팀장)과 김 대표의 집무실을 압수수색한 지 3일만에 이뤄진 소환 조사다.

삼성전자 사업지원티에프는 그룹 전체를 총괄했던 삼성전자 미래전략실(미전실)의 후신이다. 과거 미전실 소속이었던 정 사장은 지난 2017년 미전실이 공식해체된 이후에도 후신인 사업지원티에프로 복귀한 유일한 인사로 알려졌다.

정사장은 지난 1990년대 중후반 이 부회장과 미국 하버드대에서 함께 유학했다. 정 사장은 이 부회장이 교도소 수감 중일 때에도 가장 자주 면회한 이른바 이 부회장의 '최측근' 인사다.

정 사장 역시 지난 16일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만큼 김 대표의 소환 조사 이후 정 사장이 그 다음 소환 조사 대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의 수사 범위가 점차 총수를 향해 확대되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검찰은 삼성바이오 보안 실무책임자(대리급)의 "(삼성전자) 사업지원티에프의 지시를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또 "공장 마룻바닥 아래에 공용서버 등을 숨겼다"는 진술을 삼성바이오 보안담당 직원 안 모씨로부터 확보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가 수사가 예상되던 지난해 5∼6월경 회사의 공용서버를 공장 마룻바닥 속에 숨기고, 직원들의 노트북과 휴대전화에서 'JY(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합병'·'지분매입', '미전실' 등 민감한 단어를 검색해 관련 자료를 삭제하는 등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한 정황을 확보했다.

이에 검찰은 분식회계·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조직적 증거 인멸 등이 모두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연결돼 있다고 보고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검찰은 삼성바이오와 에피스 회계자료와 내부보고서 등 증거인멸·조작을 삼성전자 사업지원티에프 소속 백모(54·구속) 상무와 보안선진화티에프 서모(47·구속) 상무가 지휘한 정황을 포착하고 증거인멸의 최종 지시자가 누구인지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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