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재계 11~34위 그룹 전문경영인 간담회
"일감몰아주기, 기업에도 도움되지 않아…세계시장 도태 야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3일 재계 11~34위 전문경영인들과 간담회를 가지고, 일감몰아주기와 하도급 거래 관행에 대해 의견을 피력했다.(사진-연합뉴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3일 재계 11~34위 전문경영인들과 간담회를 가지고, 일감몰아주기와 하도급 거래 관행에 대해 의견을 피력했다.(사진-연합뉴스)

"일감몰아주기와 불공정한 하도급 거래는 대기업의 이익을 위해 중소 협력업체, 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권익을 부당하게 희생시키는 그릇된 관행이다. 이제는 더이상 우리 사회에서 용납돼서는 안 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재계 11~34위 그룹 전문경영인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자리에는 한진(석태수 부회장), 씨제이(박근희 부회장), 부영(신명호 회장직무대행), 엘에스(이광우 부회장), 대림(박상신 대표이사), 현대백화점(이동호 부회장), 효성(김규영 사장), 영풍(이강인 사장), 하림(박길연 사장), 금호아시아나(이원태 부회장), 코오롱(유석진 사장), 오씨아이(김택중 사장), 카카오(여민수 사장), 에이치디씨(김대철 사장), 케이씨씨(주원식 부회장) CEO가 참석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취임 이후 4대, 5대, 10대 그룹 전문경영인과 간담회를 가진 바 있다. 간담회를 통해 상위 그룹을 중심으로 지배구조 개편 및 일감몰아주기 근절 효과는 나타나고 있지만 하위 그룹에서는 별다른 결과가 없자 이번에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일감몰아주기 근절·하도급 갑질 근절 동참 요구

김상조 위원장은 참석자들에게 일감 몰아주기를 근절하고 하도급 갑질 근절에 동참해줄 것을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경제와 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일감몰아주기 관행이 해소돼야 한다"며 "일부 대기업 계열사가 일감을 독식하는 과정에서 관련 분야의 독립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공정한 경쟁의 기회조차 가질 수 없다"고 문제점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일감몰아주기는 대기업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일감을 몰아주는 과정에서 기업 핵심역량이 훼손되는 것을 피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경쟁의 부재로 혁신성장의 유인을 상실해 결국 세계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대기업들이) 능력 있는 중소기업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일감을 개발해 달라"면서 "경쟁입찰의 확대를 통해 중소기업 참여를 촉진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미래를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하도급 거래관행 개선안도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무엇보다 혁신 성장의 싹을 잘라 버리는 기술탈취의 행위의 근절을 위해 하도급법, 상생협력법, 부정경쟁방지법 등을 포괄하는 입체적인 해결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관련 부처와 적극 협의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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