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적인 조건 불구, 광주도시공사 굳이 수억원 대행사 쓸 필요 있었냐 비판
광주도시공사, 8300만 원~1억 1000만 원이면 주인 된다 특혜 소개
관련 업체, 평당 건축비 부담 커져 수익성 자체가 나올 수 없는 구조 분석

27일 광주도시공사는 도시재생 시범사업으로 동구 산수동에 건립한 호두메마을 일반 분양(71가구) 신청 마감 결과 모두 712명이 접수해 평균 1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
27일 광주도시공사는 도시재생 시범사업으로 동구 산수동에 건립한 호두메마을 일반 분양(71가구) 신청 마감 결과 모두 712명이 접수해 평균 1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

광주도시공사가 호두메마을의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십억원의 혈세를 들여 입주자들에게 특혜를 제공했다는 논란이 되고 있다.

27일 광주도시공사는 도시재생 시범사업으로 동구 산수동에 건립한 호두메마을 일반 분양(71가구) 신청 마감 결과 모두 712명이 접수해 평균 1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아파트 12가구인 59㎡(25평형)은 229명이 몰려 19대 1을, 59가구를 분양하는 84㎡(34평형)에 492명이 신청해 8.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 아파트는 지난 2015년 5월 첫 분양에서 95가구 중 13가구만 팔렸다.

이 내면에는 구미를 당기는 엄청난 분양 우대조건이 붙어 있었다.

먼저 광주도시공사는 모든 입주 가구에 실내를 꾸밀 수 있는 리모델링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특혜는 84㎡형에는 1000만 원, 59㎡형에 730만 원을 준다. 이 비용만 해도 6억 8000여만 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모든 가구는 분양가의 40%만 내면 입주와 함께 등기이전까지 받는다. 나머지 60%는 5년간 무이자로 납부유예의 혜택을 주는 것이다.

이 특혜는 2억 1000만 원~2억 8000만 원대인 분양가를 고려하면 8300만 원~1억 1000여만 원만 내면 주인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이 입주유예금만 117억여 원에 달해 5년간 5%의 이율을 계산하면 이자만 29억여 원으로 추산된다.

광주도시공사 측 은 분양 업무를 도시공사 직원이 맡는 수고로움도 덜고 분양 달성도 한결 쉬울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파격적인 조건에 광주도시공사는 굳이 수억원을 들여 대행사까지 쓸 필요가 있었냐는 비판을 듣고 있다. 또한 관련 업계는 도시공사가 70여가구의 미분양 아파트 해소에 사실상 40억 원을 버렸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 아파트는 고층·고밀 일색의 건설방식을 탈피, 필로티형 저층(5층) 구조로 입주민 간 커뮤니티 활성화에 초점을 뒀다고는 하지만 고층과 사생활 보호 등을 중요시하는 시대 흐름과는 동떨어졌다는 관련 업계 지적이 나왔다.

특히 재개발하면서 저층을 고수해 상대적으로 평당 건축비 부담이 커져 수익성 자체가 나올 수 없는 구조라는 분석이다.

광주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공기업인 도시공사가 미분양을 우려해 40억원에 가까운 돈을 썼다는 것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며 "건설 초기부터 전략 자체가 엉터리였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예산 낭비 사례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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