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투자 "삼성물산, 삼바 분식회계 이슈로 불확실성 높아…목표주가 하향 조정"
"종속회사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법정 공방 결과 극과 극 예상"
목표주가 15만9000원→14만2000원, 다만 투자의견은 '매수' 유지

삼성물산이 종속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이슈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매일 쏟아져 나오는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증거인멸 정황 등 당국의 수사 진행에, 삼성바이오의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의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은 삼성바이오가 지난 2014년 분식회계로 '자본잠식'을 피하고 실체가 불분명한 '유령사업'을 통해 기업 가치를 띄워,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부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 일련의 과정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승계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지난 2015년에 삼성바이오는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에피스)의 대한 회계변경을 통해 4조5000억원대 평가차익을 내고 적자상황에서 단숨에 2조원대 흑자기업으로 탈바꿈, 이후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것이 분식회계를 통한 상장 사기라 보고 수사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31일 삼성물산이 연결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의 불확실성으로 2분기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목표주가를 15만9000원에서 14만2000원으로 낮춰 잡았다.

한병화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2분기 영업이익은 2401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37%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작년 2분기에 마진율이 높은 그룹사 건설 매출이 집중되면서 예외적으로 이익 수준이 높았던 데 비해 올해 2분기에는 건설 부문에서 납기 연장으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고 바이오 부문 적자도 지속할 것으로 추정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성장 모멘텀은 바이오 부문에서 발생하는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관련해 최근 불거진 변수들을 보면 위탁생산(CMO) 사업자들 간 경쟁이 커졌고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회계처리 이슈 결과도 예측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그는 "삼성물산 입장에서 최선의 시나리오는 CMO와 바이오시밀러가 예상대로 성장하고 회계처리 이슈가 종료되는 것이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는 회계처리 이슈의 법적 공방이 지속되고 CMO와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성장이 예상보다 늦어지는 경우"라며 "최선과 최악의 간극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즉, 삼성물산과 연결돼 있는 계열사의 분식회계 이슈가 삼성물산 실적에 불확실성을 높여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한 연구원은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등의 보유지분 가치가 자사 시가총액(17조원)보다 큰 26조원에 달한다"며 "주식시장 하락으로 인한 보유지분 가치 하락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할인율 확대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여력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 투자의견 '매수'는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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