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지원티에프 정현호 사장 11일 소환 조사
이재용 턱밑까지 차오른 검찰 수사
이 부회장, 분식회계·증거인멸 직접 지시하고 보고 받았나?

삼성바이오록직스(삼성바이오) 회계 사기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현호 사장에 대해 소환을 통보했다. 정 사장은 국정농단 사태 이후 공식 해체된 미래전략실의 후신인 사업지원티에프(TF)의 수장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삼성 그룹 전체를 컨트롤하는 사업지원티에프를 통해 삼성바비이오의 분식회계가 조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판단, 정 사장에 소환을 통보한 것으로 보인다. 

당국의 수사가 이 부회장을 겨냥하고 있다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검찰은 정 사장에 대한 조사를 마친 후 이 부회장을 소환해 수사해 전망이다. 

수사의 핵심은 삼성바이오 분식회계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간의 연관성 규명과 분식회계 관련 증거 인멸을 이 부회장이 직접 지시하고 이에 대한 보고를 받았는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당국의 수사는 이 부회장의 턱밑까지 다가서서 이 부회장을 압박하고 있다.

10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11일 정 사장에게 소환 조사를 통보했다.

정 사장은 1990년대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 유학시절을 이 부회장과 함께한 최측근으로 알려졌으며 이 부회장 수감 당시 가장 자주 면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삼성바이오의 분식 회계와 관련한 증거를 인멸하는 과정에서 정 사장이 지시하고 상황을 보고 받는 등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의 최측근이면서 사업지원티에프의 수장인 정 사장이 분식회계·증거인멸을 주도한 것으로 검찰이 판단하고 있는 만큼 그 배후에는 이 부회장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검찰은 정 사장이 이끌고 있는 사업지업티에프가 증거인멸을 주도해 삼성바이오와 자회사 삼성에피스 직원들이 노트북과 휴대전화에서 'JY(이재용 부회장)', '합병', '미전실' 등 민감한 단어를 검색해 관련 자료를 삭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지원티에프는 회사 공용서버와 직원 업무용 컴퓨터·노트북을 인천 송도의 삼성바이오 공장 마룻바닥 아래에 숨긴 데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정 사장의 부하인 사업지원티에프 간부들이 구속된 바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5일 삼성전자 이모 재경팀 부사장을, 지난달 25일에는 김모 사업지원TF 부사장과 박모 인사팀 부사장을 구속했다. 법원은 영장을 발부하면서 "범죄혐의가 일부 소명된다"고 했다.

현재까지 이 부사장, 박 부사장 등 삼성전자 소속 간부 8명이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된 상황이다.

검찰은 구속된 이 부사장이 지난해 5월 5일 삼성전자 서초 사옥에서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 등과 대책 회의를 열고 증거 인멸 방침을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시점은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에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한 행정 제재, 검찰 고발 등 예정 조치 내용을 통보함에 따라 검찰 수사가 가시화된 때와 맞닿아 있다.

검찰은 이 대책 회의에서 나온 지시대로 계열사의 직원들이 분식회계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등 관련 자료를 삭제하고 공장 바닥에 은폐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분식회계와 증거인멸, 이 일련의 과정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맥이 닿아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소환 역시 머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