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항공, 조원태 '백기사'로?…한진칼 지분 4.3%매입
델타항공, 조원태 '백기사'로?…한진칼 지분 4.3%매입
  • 이재형 기자
  • 승인 2019.06.21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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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항공 "한진칼 지분 10%까지 늘릴 예정"
조원태 우호 지분 40% 가까이…'15.98% 지분율' KCGI 위협 벗어나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델타항공이 대한항공의 최대주주인 한진칼의 지분 4.3%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델타항공은 향후 한진칼 지분을 10%까지 늘릴 것이라고도 밝혔다.

앞서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펀드)가 한진칼 지분을 15% 이상 늘리며 한진칼의 2대주주에 올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 행사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이번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인수를 놓고 조 회장이 우호지분을 확보, KCGI의 견제에서 다소 벗어나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행사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델타항공은 20일(현지시간) 자사 홈페이지 '뉴스 허브' 코너를 통해 "대한항공 대주주인 한진칼 지분 4.3%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델타항공은 향후에도 한진칼 주식을 10%까지 늘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경우 지분을 매입하기 위해 현지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델타항공은 "규제 당국의 승인을 얻은 후 한진칼 지분을 10%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산하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를 통해 한진칼의 지분을 15.98%까지 늘리며 조씨 일가의 경영권에 큰 위협요소로 떠오른 바 있다.

KCGI는 지분 취득 사실을 알리면서 "단순 추가취득"이라 말했지만 업계에서는 KCGI가 적극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기 위해 한진칼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것이라 보는 예측이 나왔었다.

KCGI가 추가 지분을 취득할 당시 故 조양호 회장의 한진칼 지분은 17.84%로 조 회장과의 지분율 격차는 불과 2%포인트 내외였다.

하지만 이번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매입을 놓고 업계에서는 한진칼이 우호지분을 얻었다는 평가다.

에드워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는 "대한항공과 맺은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JV)를 통해 주주들에게 가장 강력한 네트워크를 제공하고, 미국과 아시아는 잇는 최상의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투자로 JV 가치를 기반으로 한 대한항공과의 관계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5월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JV를 출범시킨 뒤 미국 보스턴(대한항공), 미니애폴리스(델타항공)에 신규 취항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델타항공이 JV 파트너사인 대한항공의 경영권 안정을 위해 한진칼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이로써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한진칼 우호지분은 40% 가까이 늘어나게 된다. 

조 전 회장을 포함해 조원태(2.34%), 조현아(2.31%), 조현민(2.30%) 등 오너 일가와 한진칼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8.95%다. 여기에 우호적 관계로 여겨지는 텔타항공이 10%의 한진칼 지분을 추가 취득하면 결국 조 회장 측 지분은 40%에 육박하게 된다.

바스티안 CEO는 이달 1일 서울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 기자간담회에서도 대한항공과 조원태 회장을 직접 언급하며 신뢰감을 나타냈다.

당시 그는 "대한항공과의 JV 파트너십은 강하고 견고하며 잠재력도 크다"며 "대한항공과는 스카이팀 창설 때부터 20년간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JV를 더 심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또 "대한항공과 조양호 전 회장은 우리의 오랜 파트너였다"며 "그의 가족들의 문제로 걱정하지 않는다. 새로 리더십을 행사하는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미래 관계에서도 자신이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매입이 한진칼 주가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21일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지분 매입을 단순히 지분 경쟁 심화라는 시각으로 해석한다면 단기적으로 주가가 오를 가능성도 있지만, 과도한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델타항공이 10%까지 한진칼 지분을 늘리려면 한미 양국의 허가가 필요한 데다, 델타항공은 지분 매수 기간을 따로 정해두지도 않았다"며 델타항공의 추가 지분 매입 시기를 알 수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어 "현재 한진칼의 주가는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와 한진그룹 총수 일가 사이 경영권 분쟁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에 형성돼 있는데, 추세적으로 KCGI와 기존 총수 일가의 지분 격차가 좁혀질수록 주가가 더 높아지는 경향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델타항공이 취득한 지분 4.3%를 총수 일가 측 우호 지분으로 간주한다면 다시 지분 격차가 벌어지게 되므로 오히려 주가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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