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한 땅 밟은 최초의 미국 대통령
남·북·미 정상, 역사상 최초로 판문점 회동
한반도 비핵화 실무협상 급물살 기대감 고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오후 판문점 남쪽 지역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환대를 받으며 군사분계선 넘어 북측 지역으로 걸어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측 지역에서 1분 가량 머물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다시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측 지역으로 돌아왔다. '깜짝 만남' 이후 남·북·미 정상은 남측의 자유의 집에서 밀도 높은 회동을 가졌다.(사진-연합뉴스)

발길은 거침이 없었다. 과거도 이념도 사상도, 그 어떤 것도 그를 막아서지 못했다. 그는 북한 땅을 밟은 최초의 미국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된다.

66년전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눴던 양국의 정상은 판문점의 북측 지역에서 평화의 손을 맞잡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오후 판문점 남쪽 지역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환대를 받으며 군사분계선 넘어 북측 지역으로 걸어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걸음가량 걸어 들어가 1분 정도 북한 지역에서 머물다 다시 남측 지역으로 돌아왔다. 드럼프 대통령이 다시 남측 지역으로 넘어올 때는 김 위원장도 함께였다.

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이 분계선을 넘은 건 과거를 청산하겠다는 것"이라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특별한 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군사분계선에서 깜짝 만남이 이뤄지고 난 뒤, 양 정상은 남측의 자유의 집에서 50여분간 밀도 높은 대화를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회담에 참석해 역사상 최초로 판문점 남·북·미 정상 회담이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유의 집 회동 전 "저희 양자(자신과 김 위원장) 간에는 어떤 좋은 케미스트리(궁합)가 있지 않나, 그래서 이렇게 (판문점 상봉이) 성사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번 회동이 전격 성사된 것과 관련, "어떤 일부 사람들은 오늘 우리 만남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께서 친서를 보내면서 미리 사전에 합의된 만남이 아니냐고 한다"며 "저 역시도 사실 아침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의향을 표시하신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정식으로 만날 것이란 것은 오후 늦은 시간에야 알게 됐다. 저도 다시 만나고 싶었다"고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만약 우리 각하와 나 사이에 존재하는 훌륭한 관계가 아니라면 하루 만에 이런 상봉이 전격적으로 이뤄지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두 정상의 관계가 맞닥뜨리는 난관과 장애를 견인하고 극복하는 신비로운 힘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의 파격적인 깜짝 만남이 성사되면서 지지부진했던 한반도 비핵화 실무협상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북미 정상이 만난 이후 실무 협상은 난항을 겪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했고, 김 위원장은 "언제라도 원하면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항구적인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프로세스가 큰 고개를 하나 넘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께 만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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