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센, 1조원에 도입한 비만·당뇨 치료제 권리 반환
한미약품 "제약강국 위한 도전 멈추지 않겠다"

한미약품이 지난 2015년 얀센과 체결한 1조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이 해지됐다. 한미약품은 "실패를 통해 성장하는 신약개발 과정"이라며 이를 계기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대규모의 계약이 해지됨에 따라, 기업가치가 하락돼 앞으로 연구개발 신뢰 회복이 주가 향방에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미약품-얀센, 기술수출 계약 '물거품'

4일 한미약품 등에 따르면 얀센은 2015년 9억1500만달러(약 1조원)에 도입한 지속형 비만·당뇨 치료제 후보물질의 권리를 반환했다. 얀센이 진행한 2건의 비만환자 대상 임상 2상 실험에서 1차 평가지표인 체중 감소 목표치는 달성했지만 당뇨를 동반한 비만 환자에서의 혈당조절은 내부 기준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기술수출 계약 당시 수령한 계약금 1억500만달러는 반환하지 않는다.

한미약품은 이에 대해 "미지의 영역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확인하고 실패를 통해 성장하는 신약개발 과정에서 빈번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글로벌 신약 창출의 길은 어렵지만 한미약품의 도전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얀센이 수행한 임상 2상 결과에 대해 "역설적으로 비만환자의 체중감량에 대한 효과는 입증을 한 셈"이라며 "'당뇨를 동반한' 비만환자에게 혈당 조절에 대한 니즈가 더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한 계기가 됐기 때문에 이를 반영한 향후 개발 방향을 빠른 시일 내에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의 행보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R&D 방향성에 다양한 방면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어려움이 있더라도 차근차근 극복해 나가면서 제약강국을 향한 혁신과 도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고 말했다.

한미약품, 기술수출 반환 네 번째…주가 하락 예고

한미약품은 앞서 네 차례나 기술수출한 후보물질의 권리 반환을 겪은 바 있다. 한미약품이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한 5개 품목 중 △2016년 9월 올무티닙(도입사 베링거인겔하임) △2016년 12월 지속형 인슐린(사노피) △2019년 1월 BTK억제제(릴리) 등이 반환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한미약품의 사례가 글로벌 신약개발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단편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반환이 한미약품의 주가에 충격이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000억원에 가까운 연구개발 비용을 집행할 전망"이라며 "반면 지난해 현금흐름은 260억원에 불과하며 순차입금은 5000억원을 웃돌아 재무적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추가적인 기술수출 등의 결실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현재의 주가수준을 정당화하기 힘들다는 판단이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일로 한미약품의 주가가 10% 이상 급락한다면 과매도 구간이라고 분석했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의 미 식품의약국(FDA) 허가 재신청, 비알콜성지방간염·비만 치료제 미국 1상 종료에 따른 기술수출 등이 기대된다"며 "낙폭과대 시 매수를 권고한다"고 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상용화 성공, 롤론티스의 허가 재신청, 추가 기술수출 등 연구개발 신뢰 회복이 주가 향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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