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 내년 최저임금 수준 노사 양측 논의
밤샘 협상에도 결국 충돌…최저임금위, 양측에 수정안 요구

최저임금위원회가 지난 3일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에 관한 노사 양측의 최초 요구안을 받아 본격적인 심의과정에 들어갔지만, 밤샘 협상에도 불구하고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에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은 노사 양측에 수정안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 3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8차 전원회의 현장. 사용자측 류기정 경총 전무(왼쪽)와 근로자측 이성경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지난 3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8차 전원회의 현장. 사용자측 류기정 경총 전무(왼쪽)와 근로자측 이성경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4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8차 전원회의는 자정이 될 때까지 이어졌다.

최저임금위는 이날 0시 그 자리에서 제9차 전원회의까지 개최하며 열띤 논의를 이어갔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새벽 2시경 회의를 마쳤다. 이에 최저임금위는 오는 9일 오후, 세종청사에서 제10차 전원회의를 열기로 했다.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1만원(이하 시급 기준)을, 경영계는 8000원을 제시한 상태다.

올해 최저임금(8350원)을 기준으로 노동계는 19.8% 인상, 경영계는 4.2% 삭감을 요구한 것이다. 경영계가 최저임금 삭감을 요구한 것은 2009년 이후 10년 만이다.

제8∼9차 전원회의에서 근로자위원들은 "경영계의 최저임금 삭감안은 IMF 위기 때도 제시하지 않은 것"이라며 "이는 노동자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사용자위원들은 "최저임금이 기업의 지불 능력을 초과했고 경제 상황, 취약 업종 일자리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유급 주휴시간 효과까지 감안하면 4.2% 감액해 최저임금의 안정화가 필요하다"고 맞섰다.

결국 박준식 위원장은 노사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자 "(노사 양측의) 최초 제시안에 대해 충분한 논의가 진행됐다"며 "차기 회의에서 논의 진전을 위해 수정안을 반드시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박 위원장은 경영계가 요구하는 업종별 차등 적용 등 최저임금제도 개선 방안에 관해서는 별도로 논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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