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이 유해 성분이 포함된 가습기살균제를 판매해 인명피해를 일으킨 애경산업에 공식사과와 배상을 요구했다. 만약 애경산업 측이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불매운동까지 불사를 것이라는 강경대응을 내세웠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과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이하 가습기넷)는 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애경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사과와 배상이 없다면 전국적인 애경 제품불매 운동을 시작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폐 질환 사망 사건의 원인이 가습기 살균제 때문임이 드러난 지 8년이 됐지만, 애경은 피해자들에게 공식으로 사과한 적이 없다"며 "애경은 건강에 도움이 되는 물질이 들어있는 것처럼 허위 과장 광고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잘못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피해자들은 "참사를 막지 못한 지난 정부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에서도 살인 기업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정부가 피해자들 편에 서 있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애경산업이 가습기살균제의 유해성분을 감추고 있음을 비판하며, 이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과 많은 연구가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 유해성을 지적한다"며 "애경이 만들어 판 가습기 메이트가 참사의 원인 가운데 하나임을 가리키는 증거들은 차고 넘친다. 피해자들을 기만하지 말고 진심으로 사과하고 납득할 만한 수준으로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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