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의 기업신용공여(대출)가 대기업에 편중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월말 기준 신용공여 총액은 10조원을 넘어서고 있지만 대기업에 대한 신용공여가 절반을 훌쩍 넘어가는 7조원대로 집계됐다. 여신마저 대기업에 쏠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종투사인 증권사 7곳의 지난 2월 말 현재 신용공여 총액은 29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며 8일 이같이 밝혔다.

신용공여 유형별로는 투자자 신용공여 18조9000억원, 기업 신용공여 10조원, 헤지펀드 신용공여 3000억원 순이었다.

종투사의 주요 업무인 기업 신용공여액을 증권사별로 보면 메리츠종금증권이 3조1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미래에셋대우(1조5000억원), NH투자증권(1조4000억원), 한국투자증권(1조3000억원), KB증권(1조1000억원), 신한금융투자(1조원), 삼성증권(5000억원)이 뒤를 이었다.

이들 증권사의 기업 신용공여액 중 중소기업 대출이나 중소기업 기업금융(프로젝트파이낸싱·인수금융 등)에 쓰인 금액은 3조934억원(30.9%)에 불과했고 대기업 대출이나 대기업 기업금융에 쓰인 자금은 6조9087억원(69.1%)에 달했다. 중소기업이 대출에서도 찬밥신세를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금융당국은 종투사의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위해 지난해 종투사의 신용공여 한도를 종전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늘려주고 늘어난 100%는 중소기업·기업금융 관련 신용공여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종투사 신용공여 총액은 이들 증권사의 자기자본(33조5000억원) 대비 86.9% 수준으로 한도(200%)를 크게 하회하며 여전히 대기업 신용공여 비중이 큰 상황이다.

앞서 금융위는 종투사의 자금이 벤처·중소기업 등 혁신기업에 투자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과 관련, 지난달 28일 종투사들과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금융위는 이 자리에서 "종투사의 혁신기업에 대한 투자가 미흡한 측면이 존재한다"며 "이에 종투사들이 혁신성장 지원, 투자 수익률 제고 등을 위해 벤처·중소기업 등 혁신기업 투자를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기자본 대비 기업 신용공여액 비율은 역시 메리츠종금증권이 90.6%로 가장 높고 신한금융투자(30.1%), 한국투자증권(29.1%), NH투자증권(28.2%), KB증권(24.5%), 미래에셋대우(18.7%), 삼성증권 5000억원(11.2%)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한편 종투사는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증권사가 기업금융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도록 2013년 도입된 제도다. 종투사로 지정되면 일반 증권사들에 허용된 투자자 신용공여 이외에 기업 신용공여, 헤지펀드 신용공여 업무를 할 수 있고 이 가운데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이 되면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도 지정받아 발행어음 사업 인가 신청을 할 수 있다.

금감원은 "종투사의 신용공여 총액은 종투사 도입 첫해인 2013년 말 5조8000억원에서 올해 2월 말 29조2000억원으로 증가해 양적 성장은 어느 정도 달성됐다"며 "모험자본 역할을 강화하도록 다양한 유인 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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