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자 자격, 90년 이후 출생한 남성으로 한정
제보자 "인턴 채용 차별 기조, 정규직도 같을 것"

사진-연합뉴스

DB금융투자가 인턴사원 채용 전형을 진행하며 지원자격을 남성으로 한정해 여성 차별 논란에 휘말렸다.

12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DB금융투자(대표자 고원종·DB금투)는 일부 대학 홈페이지에 투자금융본부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부 인턴 채용공고를 게시했다. 문제는 해당 공고에서 DB금융투자가 지원자의 자격을 남성과 90년 이후 출생자로 한정했다는 점이다. 

모집 업무는 기업과 산업 분석, 기업어음(CP)·자산담보부증권(ABS)·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시장환경 분석과 결제 등이다. 성별과 나이로 자격을 제한할 뚜렷한 근거가 없어 보인다.

이를 한 언론매체에 알린 제보자는 "정규직 채용 공고가 아닌 인턴이지만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인데 대놓고 남성만 우대한 것은 명백한 차별"이라며 "인턴 공고에 반영된 차별 기조가 정규직 채용에서 다를 리 없다"라고 비판했다.

DB금투는 논란이 된 채용공고가 실무진 실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DB금투 관계자는 "채용 과정은 인사부서에서 관리하는데, PF사업부 실무자와 인사부서 간 내용 조율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커뮤니케이션 실수로 공지가 게시됐다"면서 "남녀차별금지를 채용과정에서 중요한 원칙으로 세웠던 만큼 이번 사고는 고의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공고는 수정해 다시 게시할 예정이며 향후 이런 일이 없도록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등을 실시해 재발을 방지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금융권 채용비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일부 금융기관이 성별 차등채용을 해온 것이 드러났다. 

이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채용과정에서 남녀차별을 법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 법안은 현재 국회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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