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회계사기 수사 정점…이재용 목 조여온다
삼성바이오 회계사기 수사 정점…이재용 목 조여온다
  • 이재형 기자
  • 승인 2019.07.1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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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사건 본질인 삼바 회계 사기 혐의 김태한 대표 소환
"회계사기 이재용 경영 승계와 연결"…수사 다진 뒤 이재용 소환 카드 '만지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사이에 연관성을 규명 중인 검찰의 수사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검찰은 김태한(62) 삼성바이오 대표에 사건의 본질인 '회계사기' 혐의를 적용 첫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수사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검찰은 수사를 좀 더 다진 뒤 이 부회장의 소환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바이오 회계사기 혐의 수사가 정점으로 치달을수록 이 부회장의 목을 점점 더 조여오는 형국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16일 김 대표에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과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김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즉, 검찰은 삼성바이오 사태의 본질인 회계 사기 혐의를 김 대표에 직접적으로 적용,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이다. 

그간 관련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삼성 임직원 8명이 구속된 바 있지만, 사건의 본질인 회계사기 혐의로 핵심인사에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5월 25일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로 김 대표에 대해 청구된 첫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 52일 만이다. 검찰은 이달 5일부터 김 대표를 여러차례 재소환해 사건 본질에 해당하는 회계처리 의사결정 과정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검찰은 김 대표와 함께 회사 회계처리를 주도한 삼성바이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모(54) 전무와 재경팀장인 심모(51) 상무에 대해서도 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대표 등은 지난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있기 전인 2014년 회계장부에 1조8000억원대의 콜옵션 부채를 장부에 반영하지 않아 자본잠식을 피할 수 있었다.

감사보고서를 보면 2014년 말 기준 삼성바이오의 부채총계는 5863억원이며 자본총계는 7731억원이었다. 1조8000억대의 부채를 추가 계상하면 삼성바이오는 자본잠식을 피할 수 없다.

지난 2012년 삼성바이오(85%)는 미국계 제약회사 바이오젠(15%)과 합자해 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에피스)를 설립했다.

바이오젠은 약정된 가격으로 삼성에피스의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 프리미엄을 가지고 있었다. 이 콜옵션은 바이오젠에는 자산이 되지만 반대로 삼성바이오에는 부채가 된다.

제일모직은 당시 삼성바이오 지분 46.79%를 보유한 최대주주였다. 삼성바이오가 자본잠식에 빠질 경우 이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서 제일모직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콜옵션 부채 누락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에 합병 비율(1:0.35)을 설정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삼성물산은 제일모직에 비해 이익과 회사의 규모가 2~3배 더 크지만 주식의 교환 비율은 3주(삼성물산)당 1주(제일모직)였다.

이 부회장은 합병이 있을 당시 제일모직의 최대주주였다.(23.23%) 하지만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의 지분은 거의 가지고 있지 않았다.(0.57%)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의 지분 4.06%를 보유한 최대주주였다.

제일모직 1주와 삼성물산 3주를 교환하는 이 합병을 통해 결과적으로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의 지분 17%를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이에 삼성물산이 최대주주인 삼성전자에 대해 지배력도 올라가 결과적으로 삼성 그룹을 승계한 셈이 됐다.

또 제일모직-삼성물산의 합병이 끝난 뒤에는 삼성바이오가 합병 전 숨겼던 콜옵션 부채를 드러내 4조5436억원의 평가차익을 내고 회사 가치를 띄운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의 2016년 감사보고서(회계연도 2015년)을 보면 삼성바이오는 삼성에피스의 지배력 변동이 생겨 삼성에피스를 종속기업에서 관계기업으로 회계변경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에피스 가치를 장부가액에서 공정가액으로 평가 평가차익을 4조5436억원 계상했다. 이에 따라 적자 일로를 걷던 삼성바이오가 돌연 건실한 흑자 기업으로 둔갑했다.

2013년 624억원·2014년 27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던 삼성바이오가 삼성에피스에 대한 지배관계 변경 한번으로 돌연 1조920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것이다.

이후 삼성바이오는 2016년 11월 코스피에 상장,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다. 검찰은 이번 영장에 포함하진 않았지만, 회사 가치가 부풀려진 재무제표들로 금융권에서 수조원대의 대출을 받고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의혹에 대해서도 사기 혐의 적용이 가능한지를 검토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바이오가 발행한 회사채와 장·단기 차입금은 8720여억원, 2016년 유가증권시장 상장 당시 투자자들에게 거둔 자금은 2조2490여억원이다.  

검찰은 이 일련의 과정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과 연관이 있다고 보고 수사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검찰은 수사 내용을 더 다진 뒤 이 부회장에 대한 소환 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사정 당국의 수사망이 점점 더 촘촘하게 이 부회장을 둘러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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