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행사 참여 대상자 선정 기준 없이 전 직원 대상으로 진행"
노조 "논란 불거지자 사측이 말 바꾸기 하고 있다"

최근 대신증권이 '저성과자'만을 따로 분류하고 이들의 명단을 공개하며 행사 참여를 강제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노동 인권 유린'과 함께 저성과자 '직장 내 괴롭힘' 논란이 일고 있다. 

대신증권이 저성과 노동자들의 명단을 공개하고 이들만을 강제 소집해 PT(프레젠테이션) 행사를 진행하려 한다는 주장이 나와 '노동 인권 유린'과 함께 저성과자 '직장 내 괴롭힘' 논란이 일고 있다.

사측은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PT 행사라고 해명했지만 노조의 얘기는 사측의 주장과 아예 그 결이 다르다.

노조는 '노동 인권 유린', '저성과자 괴롭힘' 논란이 불거지자 사측에서 당초 계획한 내용을 숨기고 전직원을 대상으로 행사를 진행한다고 말을 바꾸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 대신증권 노동조합(지부장 오병화) 등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오는 25일부터 31일까지 대림동연수원과 동·서부지역본부에서 '자산관리(WM) 액티브 PT'대회를 연다. 회사는 지난 17일 공문을 발송해 행사 내용을 알렸다.

노조가 사측에 보낸 공문을 보면 자산관리(WM) 사업단에서 추진하는 자산관리(WM) 액티브 PT 대회는 '고객관리/상품판매 우수사례 및 Idea 공유를 통한 WM영업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노조는 이 행사의 목적이 순수한 영업역량 강화가 아닌, '저성과자 괴롭히기'라고 보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17일 자산관리(WM) 사업단의 명령을 받은 지점장들은 지점 회의 시간에 PT 대회 대상자들의 선정기준을 '금융수익 및 오프라인수익', '활동성지표' 하위 125명으로 정하고 이를 명확히 밝혔다. 또 125명의 명단을 공개하고 행사 참석을 강요했다.

노조는 이를 저성과자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이라 판단하고 있다. 즉, 회사 내에서 저성과 노동자들의 명단을 공개하고 이들만을 별도로 소집해 개별 행사를 강제로 진행하면서 공식적으로 망신 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일요경제>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 행사는 매년 시행되며 전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한다"면서 "전체 노동자가 423명인데 전 직원을 한번에 모두 참여시킬 수 없어 7~10월 4개월에 걸쳐 진행하며 이번 7월 1회차에 참여하는 직원이 125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하다보니 6개월 미만 근무자도 포함될 수 있고 저성과자도 포함될 수 있다"며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선정 기준이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신증권 노동조합의 얘기는 사측의 주장과 정면으로 대치된다.

노조는 사측이 당초 저성과자만을 따로 소집해 이 행사를 진행하려 했지만 노조 측이 항의하는 등 논란이 불거지자 말을 바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이 행사를 진행하는 것처럼 둘러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오병화 지부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노조 관계자들이 관련 부서에 문의하고 항의했지만 사측은 뚜렷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노조는 사측이 행사 공지를 한 지난 17일 당일, '행사 참여 대상자 선정 기준'에 대한 답변을 사측이 19일까지 하도록 요구했다. 

또 18일에는 행사 철회 요청서를 사측에 보냈다. 노조는 오는 22일까지 사측으로부터 납득할만한 답변을 받지 못한다면 회사가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한 것으로 간주,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오 지부장은 "이 행사가 철회되지 않는다면, 민주노총법률원과 협의해 증권업계 최초로 대신증권을 '직장 내 괴롭힘' 1호 증권사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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