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장조사업체 IHS마킷, CNBC방송서 수출 규제 영향 평가
"삼성전자·에스케이하이닉스, 메모리 반도체 공급…전세계 61% 차지"
반도체 수급 문제 발생 땐 스마트폰·랩톱·PC 등 가격상승 불가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가 장기화되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등하는 등 글로벌 경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2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인 IHS마킷은 한일 무역 분쟁이 글로벌 경제에 미칠 영향을 이같이 평가했다.

현재 일본은 포토레지스트(감광액)와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 등 반도체 생산에 들어가는 화학물질의 한국 수출을 규제하고 있다.

IHS마킷은 "한국 메모리 반도체의 생산이 제약되면 다른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로서는 글로벌 수요를 따라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추세가 장기화되면 글로벌 시장으로의 공급 감소가 불가피해 메모리 부품의 가격이 필연적으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관측은 한국산 메모리 반도체가 글로벌 시장 공급에서 차지하고 있는 점유율이 높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IHS마킷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는 2018년 글로벌 시장에서 메모리 반도체에 사용되는 부품의 61%를 공급했다.

미국과 중국 역시 반도체 수급을 많은 부분 한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 나라들에 한일 무역분쟁의 부정적 여파가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체적으로는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가 생산역량에 타격을 받으면 미국의 애플이나 중국의 화웨이를 비롯, 글로벌 주요 기술기업들이 원자재 수급에 비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CNBC방송은 두 기업의 재고가 떨어지고 대체 공급원을 제때 찾지 못하면 한국 반도체 업체들이 납품 시한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고도 관측했다.

씨티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반도체 업체들은 높은 수위의 에칭가스, 포토레지스트 재고를 보유하지만 앞날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씨티는 삼성전자가 재고로 20∼30일을 버틸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고객들에게 "현재 상황으로서는 단기적으로 버틸 수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