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대부업체 한국 전체 여신의 25% 가까이 차지
금융당국 "실제로 자금 공급을 줄일지는 미지수…흐름 예의주시"

그래픽-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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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과 사채시장 등 한국의 서민금융시장에 침투해 있는 일본계 자금이 17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돼 우려를 낳고 있다.

이는 서민금융 총 여신 규모의 25%에 육박하는 수치인 만큼, 향후 일본이 보복 조치를 할 땐 서민 취약 차주에게 '직격탄'이 될 가능성도 높게 제기되고 있다. 

28일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과 김종훈 민중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 요구해 제출받은 '금융사 여신 현황'을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일본계 저축은행과 대부업체의 국내 대출은 17조4102억원이었다.

이는 같은 시점 저축은행과 대부업체 전체 여신(76조5468억원)의 22.7%에 해당한다.

이 수치는 일본계 자금이 풀린 여타 금융업권과 상당한 비중 차이를 나타낸다. 

1분기 말 기준 국내은행 총 여신은 1983조원이다. 지난 5월 말 기준 일본계 은행의 국내 지점의 총 여신은 24조7000억원으로 전체 여신의 1.2%에 그친다.

또 6월 말 기준 국내 주식시장 내 일본계 자금은 13조원으로 전체 외국인 주식자금(560조원)의 2.3%, 채권시장 내 일본계 자금은 1조6000억원으로 전체 외국인 채권자금(125조원)의 1.3%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우려를 자아내는 부분은 취약 차주가 상대적으로 많이 분포해 있는 서민금융시장인 저축은행과 대부업체의 경우다. 

앞선 지적처럼 서민금융시장에 일본계 자금이 25% 가까운 비중으로 풀려 있어 이들이 자금 공급을 대폭 축소할 땐 급히 돈을 필요로하는 서민이 어려움에 맞닥들일 가능성이 높게 제기된다.

업권별로 보면 저축은행에서 일본계 금융사의 여신은 지난해 말 기준 10조7347억원으로 같은 시점 전체 저축은행 여신 59조1981억원의 18.1% 비중을 차지한다.

일본계가 대주주인 저축은행은 전체 79개 저축은행 중 SBI와 JT친애, OSB, JT 등 4곳이다. 이들 중 SBI가 대출 6조456억원으로 1위를 기록하며 상위권을 휩쓸고 있고 JT친애가 8위, OSB 9위, JT가 18위다.

사채시장 등 대부업계는 더 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최대주주의 국적이 일본인 대부업체가 19곳으로 같은 시점 등록 대부업체 8310곳의 0.2%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일본계 대부업체의 여신은 6조6755억원으로 전체 대부업 여신 17조3487억원의 38.5% 비중을 차지했다.

이들이 자금 공급을 대폭 줄이면 사채 시장이 금리 등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는 일본계의 비중이 워낙 큰 만큼 일본계 자금이 자금 공급을 줄일 경우 상당 부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 "이들 업체가 일본 정부의 영향을 받아 실제로 자금 공급을 줄일지는 미지수이지만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대출 시장에서 시중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기 어려운 서민들이 주로 저축은행을 찾는다. 저축은행에서도 자금을 차입하지 못할 경우 마지막으로 찾는 곳이 대부업체다.

정치·외교적 문제에서 시작된 일본의 경제 보복이 서민 취약 차주에 직격탄이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당국의 적절한 조치가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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