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삼성SDI 등 백색국가 배제 대응한 대책 마련 계획
반도체 업체, 시나리오별 대책 마련 등 비상경영 돌입

일본 현지 언론과 업계에 따르면 일본은 이르면 오는 2일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처리할 전망이라고 30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일본 현지 언론과 업계에 따르면 일본은 이르면 오는 2일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처리할 전망이라고 30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일본이 우방국인 화이트 국가(백색 국가) 명단, 이른바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법령 개정이 이르면 사흘 뒤 이뤄진다.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되면 일본은 자의적으로 한국에 타격을 줄 수 있는 품목을 중심으로 대(對)한국 수출 절차를 대폭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현지 언론과 업계에 따르면 일본은 이르면 오는 2일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처리할 전망이라고 30일 밝혔다.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각의 개최일을 고지한 것은 아니지만, 현재로선 다음 달 2일 열리는 각의에서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제외를 결정할 가능성이 가장 유력하게 점쳐진다.

정부는 지난 1일 일본이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고시한 이후 세계무역기구(WTO)와 미국에 잇달아 고위급 인사를 파견하며 이를 저지하기 위한 총력전을 벌였지만, 일본의 입장에는 별다른 변화가 감지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각의 날짜를 정확히 알 수는 없더라도 화이트리스트 배제는 예정된 수순이라고 보고 단기 및 중장기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어제 반도체·디스플레이, 조선업계를 대상으로 각각 설명회를 연 데 이어 다음 달 9일까지 모두 13개 업종에 대한 설명회가 차례로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일본 정부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규제 강화에 맞서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배터리업체들은 백색국가 배제에 대응한 대비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은 지난 9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품목이 확대될 경우를 가정해 시나리오 플래닝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29일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통상 측면에서는 WTO 제소나 아웃리치(대외접촉)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수출규제 대상이 지난 4일 이뤄진 3개 품목에서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고 태스크포스 (TF)를 꾸려 시나리오별 대책을 마련하고 매일 현황을 점검하는 등 비상경영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본은 우리나라 농식품과 수산물의 최대 수출 시장이다. 특히 지난해 우리나라 파프리카 수출액 가운데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99%에 달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외교부 및 경제 관계 부처들과 수시로 만나 의견을 교환하고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며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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