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대는 보여주기 위해 소비" 미투 대응전략 문건 비난

위안부 피해자 돕기에 앞장서 온 사회적기업 '마리몬드' 윤홍조 대표이사가 '미투사건 대응 전략' 문건에 대한 논란이 일자,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마리몬드 윤홍조 대표(사진-온라인 갈무리)
마리몬드 윤홍조 대표(사진-온라인 갈무리)

지난해 2월 마리몬드 윤홍조 대표의 아버지인 윤호진 뮤지컬 연출가의 미투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일각에서 윤호진 연출가의 아들인 윤 대표가 운영하는 미라몬드를 불매운동 하자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지난 1일 마리몬드 SNS를 통해 "'미투이슈' 이후 떠난 고객군은 가치에 공감하기보다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해 마리몬드를 소비한 10대 후반~20대 초반 고객군"이라는 내용이 담긴 <미투사건 대응 전략> 자료가 유포되면서 또 다시 소비자들에게 질타를 받았다. 이는 그동안 마리몬드의 가치에 공감하며 상품을 구입한 소비자에 대한 비하라는 것이다.

결국 2일 윤홍조 대표는 "제가 다시 읽어보아도 고객들께 상처를 주는 문장임에 분명하다"며 "이런 식의 문장을 사용하였던 것에 말로 다 할 수 없는 부끄러움을 느낀다"며 "상처를 입으신 모든 고객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를 표했다.

윤홍조 대표 사퇴문(사진-마리몬드 홈페이지)
윤홍조 대표 사퇴문(사진-마리몬드 홈페이지)

그러나 윤 대표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여론이 이어지자 결국 사퇴의 뜻을 밝혔다. 5일 마리몬드에 따르면 윤 대표는 지난 2일 홈페이지에 사퇴문을 게재하고 사퇴의사를 전했다.

윤 대표는 "작년, 저의 가족과 관계된 미투 이슈가 마리몬드의 고객 이탈 및 매출에 영향을 미쳤다. 당시 미투 이슈는 마리몬드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던 사건이 아니었으며 저의 가족과 관련된 일이었기에 대표였던 저는 마리몬드의 매출이 하락하고 있음에 회사를 회생시켜야 한다는 조급함과 책임감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의 회생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 유치를 진행했다. 고객 이탈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에게 '일부 고객만 이탈하였다'라는 내용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미투 이슈로 떠난 고객은 마리몬드의 가치에 공감하기보다 보여주기 식으로 소비한 10대 후반~20대 초반 고객군이었고, 타인에게 휩쓸리지 않는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연령대 고객 군으로 타겟을 확장하겠다'는 잘못된 표현을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마리몬드와 함께 신념을 표현해 주시던 모든 고객분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소비하셨던 것이 절대 아니며 어떤 이슈에 쉽게 휩쓸리며 행동하는 분들은 더더욱 아니다. 이는 저희의 소중한 고객분들의 진심을 왜곡시킨 잘못된 표현이었다"고 전했다.

윤 대표는 "진정성을 가지고 근무하시는 마리몬드 직원분들, 연대하고 있는 단체들, 그리고 무엇보다 마리몬드를 지난 7년 동안 키워주시고 이끌어 주셨던 소중한 고객분들께 정말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하며 "향후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마리몬드의 철학을 가장 잘 실현할 분을 대표로 모시게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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