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 승객 중 갑작스러운 복통으로 '응급 환자 후송' 결정
4시간 지연 도착에도 불구 끝까지 함께한 승무원·승객 '눈길'

아시아나항공의 긴급 회항으로 응급처치를 받아 위기를 넘긴 최모양이 그린 아시아나항공 비행기 그림.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아시아나항공의 긴급 회항으로 응급처치를 받아 위기를 넘긴 최모양이 그린 아시아나항공 비행기 그림.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아시아나항공이 항공유 15톤을 버리고 긴급 회항한 사연이 알려져 눈길이 끈다.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지난달 8일 미국에 거주하는 최모양이 한국 방문을 위해 엄마와 함께 뉴욕에서 인천으로 향하는 아시아나항공 OZ221편에 탑승했다.

하지만 최양은 항공기 출발 이후 약 1시간 30분이 지났을 때 갑작스러운 고열과 복통을 호소했다.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들은 비상 상황임을 직감하고 곧장 응급처치에 들어갔다. 차가운 물수건으로 최양의 몸을 닦아주고 대화를 시도하면서 아이의 상태파악에 나섰다.

이에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들은 탑승객 가운데 의사가 있는지 기내 방송을 했고, 탑승하고 있던 의사로부터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는 소견을 들었다.

차명호 선임기장과 조한수 수석사무장 등 아시아나항공 기장과 승무원들은 응급 환자의 후송이 최우선이라고 판단했다. 승무원들은 탑승객 470여명의 양해와 동의를 구한 후 지체 없이 인근 앵커리지 공항으로 회항하기로 결정, 비상착륙을 실시했다.

미리 연락을 받고 지상에서 대기하던 아시아나항공 앵커리지 지점 직원들은 최양이 인근 병원에 후송될 수 있도록 지원했으며 병원에서 응급조치를 받은 최양은 위기를 넘겼다.

아시아나항공은 비상 착륙 과정에서 항공유 15톤을 공중에 버리기도 했다. 연료를 소진해 무게를 줄여야 안전한 착륙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해당 항공기는 재급유를 마친 후 앵커리지 공항을 출발해 인천공항에 약 4시간 지연 도착했다.

아시아나항공 기장과 승무원들은 "긴급 회항으로 지연돼 죄송하고 협조에 감사하다"고 기내 방송을 했고, 470여명의 승객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최양의 아버지는 승객의 협조와 항공사의 도움으로 딸이 위험을 모면하게 된 것에 대해 감사하면서 아시아나항공에 감사 인사와 함께 최양이 그린 아시아나항공 비행기 그림을 편지로 보냈다.

편지에서 최양의 아버지는 "아시아나항공의 도움으로 아이가 무사히 회복해 웃는 얼굴을 다시 볼 수 있게 됐다"며 "긴박한 상황에서 긴급 조치를 해준 승무원들과 탑승객 의료인들, 비상 착륙이라는 어려운 판단을 해준 OZ221편 기장·부기장, 신속한 치료를 위해 세심한 도움을 준 앵커리지 지점 직원에게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최양의 아버지는 "함께 탑승했던 승객들의 시간을 뺏은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이루 말할 수 없다"며 "급박한 상황을 이해하고 비상 착륙을 허락해준 모든 승객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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