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규 하나은행장, 사내 소통하려다 되려 반발만…인권위 피소
지성규 하나은행장, 사내 소통하려다 되려 반발만…인권위 피소
  • 이재형 기자
  • 승인 2019.08.07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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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국가인권위원회에 새벽 강제 운동 면담 등 행위로 지 행장 제소
하나은행, 부당노동행위로도 노조에 의해 피(被) 고소·고발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지 행장은 산행·헬스 면담 등 사내 스킨쉽을 늘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실상 조직원들은 이를 강제라고 느끼고 있어 되려 내부 반발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사진-연합뉴스)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사진)의 사내 소통 방식이 도마에 올랐다. 지 행장은 산행·헬스 면담 등 사내 스킨쉽을 늘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실상 조직원들은 이를 강제라고 느끼고 있어 되려 내부 반발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EB하나은행(하나은행) 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7월 3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지성규 행장을 제소했다.

노조는 지 행장이 행내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한 활동들이 사실상 강제에 가깝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에 의하면 진정서에는 ▲새벽운동 강제 등 근무시간 외 직원 면담 ▲ 과도한 CS대응과 복장규제 ▲연봉초과 차입 신고 독촉 등의 내용이 담겼다.

지난 3월 21일 취임한 지 행장은 산행과 헬스 등 그간 사내 소통을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그 방식에 불만이 터져 나왔고 결국 인권위에 제소됐다.

지 행장은 평소 평일 새벽 4시에 임원급 인사들과 산행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점 뿐만 아닌 전국의 각 본부의 본부장, 지점의 지점장 등을 불러 함께 새벽 시간대 산행을 해온 것이다.

상식적으로 새벽 4시에 산행을 시작하려면 그보다 앞선 시간부터 산행을 준비해야 하고 약속장소에 모여야 한다. 출발지역부터 약속장소가 있는 지역까지 이동거리가 길 경우 사실상 그 전날 모임 장소 근처에 도착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것이라는 점 역시 쉽게 추론된다. 

이에 지 행장의 이런 행보가 '갑질'이라는 지적이 내부에서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 행장의 헬스 소통도 큰 반발을 사고 있다. 지 행장은 매주 1회 새벽 4시 30분에 임원들을 구내 헬스장으로 집합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운동이 끝난 이후에는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한다.

역시나 문제는 이 활동을 모든 사람이 다 좋아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소통이 아닌 불통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지 행장 취임 전까지 임원들은 자율적으로 원하는 시간대에 운동했지만, 지 행장 취임 이후 운동이 반강제성을 띄게 됐다는 뒷말이 전해온다.

인권위 진정서에는 CS응대와 복장규제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여직원은 치마를 입어야 한다거나 남직원의 경우 넥타이를 매도록 했다는 내용이다. 

최근 금융권이 복장 및 표현의 자율화 추세로 가고 있지만 이러한 규제는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또한 '연봉초과차입신고' 내용도 진정서에 들어갔다. '연봉초과차입신고' 제도란 말 그대로 전 금융권을 포함해 직원의 연봉을 초과해서 자금을 차입하거나 채무 보증을 할 경우 이를 회사에 알려야하는 의무다. 

이는 은행 관련 법에는 그 근거가 없으며 하나은행이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제도다. 

하나은행 측은 이 신고 제도가 강제성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직원들은 느끼는 온도차는 커 보인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지난 5월 공지된 관련 안내문에는 '누락 신고 건이 발생할 경우 관련 필요 조치가 실시될 예정'이라고 명시됐다. 

직원들은 필요 조치에 따라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필요한 조치'라는 표현이 명확하지 않고 다양하게 해석, 적용될 수 있어서다.

한편, 지 행장이 갑질 소통으로 내부적 반발을 산 가운데 하나은행은 노조로부터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소·고발을 당한 상황이다.

지난달 17일 노조는 사측에 ▲ 노조통합 조합원 총투표 개입 ▲ 노조 집행부 선거 개입 혐의를 두고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회사를 고소·고발했다.

노조는 지난 2016년 9월 26일 실시한 옛 하나은행노조와 옛 외환은행노조의 합병 여부를 묻는 조합원 총투표에서 사측이 조직적으로 개입, 직원들이 찬성표를 던지도록 강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가 확보한 단체 대화방 메세지에 따르면 당시 조합원 총투표가 실시되기 전인 23일 금요일 오후 당시 옛 하나은행 본부장이 각 지점장들에게 '9월26일 출근 후 전 직원 투표를 진행하고 투표 종료 후 개표를 하여 찬성과 반대 인원 수를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이 메세지는 '매우 중요'라는 부제목이 달렸다.

노조에 따르면 조합원 총투표가 끝난 뒤 조합원들의 모바일 앱 익명게시판인 '블라인드'에는 지점장과 본부장 등의 관리자들이 조직적으로 찬성표를 던질 것을 종용한 정황이 담긴 글들이 수십 건 올라왔다.

'블라인드'에 "살다 살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충격적인 부정 투표는 처음 본다"거나 "조직적으로 찬성을 유도 내지 강제"했다는 글들이 줄을 이어 게시됐다.    

또 노조는 조합원 총투표와 같은 날 진행된 노조 집행부 선거에서도 사측이 옛 노조 집행부 출신 후보에게 유리한 조건이 되도록 적극 개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관리자들을 동원해 새로 출마하려는 후보들에게 직접 '왜 굳이 집행부 선거에 출마하려고 하느냐', '입후보 해 봤자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는 말로 후보 등록 포기를 종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 행장의 기행과 사측의 혐의와 관련한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여러차례 하나은행에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지난달 17일 KEB하나은행 노동조합은 사측에 ▲ 노조통합 조합원 총투표 개입 ▲ 노조 집행부 선거 개입 혐의를 두고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회사를 고소·고발했다. 김정한(좌)·이진용(우) 위원장.(사진-하나은행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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