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게시판 "일본행 제드 리스팅 550여명 된다" 글 게시
"국민으로서 부끄럽다"vs"여행선택, 개인 사생화" 입장차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가 불거진 후 '일본여행 거부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항공 직원들이 공석이 된 일본행 비행티켓을 저렴하게 구매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6일 시사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대한항공 한 내부직원은 "항공사 직원이면 비행기 공석을 싸게 구매할 수 있는데 이 제도를 앞세워 일본행 티켓을 구매한 직원들이 급증했다"며 "일부 직원들은 이번 반일운동을 '가족여행 싸게 갈 기회'라고 말하기도 한다"고 고발했다.

지난 1일 대한항공 직원만 이용할 수 있는 익명게시판에도 이같은 내용을 고발하는 글이 올라왔다. A씨는 "8월 14일까지 인천 출발 인천행 제드 리프팅 숫자가 550명이나 된다"며 "'기회는 이 때'라고 하는 직원, 가족분들이 생각보다 많아 놀랍다"고 작성했다.

제드(ZED·Zonal Employee Discount) 티켓이란 항공사가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복지성 할인 항공권이다. 항공사는 비행기 출발 시점까지 아직 팔리지 않은 잔여석에 한해, 최대 90% 가까이 할인한 가격으로 티켓을 예약할 수 있는 기회를 직원에게 준다.

제드 티켓은 직원의 부모 및 형제, 자매 등도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신청은 선착순이다. 사전 결제 후 리스팅(LISTING·대기)하다가 당일 날 최종적으로 자리가 비면 탑승할 수 있다.

이에 해당 글을 두고 자성을 촉구하는 글과 사내복지를 애국과 연계시키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는 입장차이가 불거지고 있다. 현재 저가항공사 등은 일본행 승객이 줄어들면서 일본 노선 운항을 축소 또는 중단하고 있는데, 대한항공 직원들은 이를 기회로 삼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항공 측은 일방적인 견해일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제보자가 8월 1일부터 14일까지 일본행 제드 티켓 현황에 대해 제보한 것 같다"며 "14일간 550명이 일본에 간 것은 1일에 10명도 안 간 수준"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드 티켓은 직원뿐만 아니라 직계가족까지 이용 가능하다"며 "550명의 직원이 일본여행에 다녀왔다고 보도하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직원들이 일본여행을 가는 것에 대해서는 직원들의 개인적인 선택일뿐 회사 측에서 강제로 막을 순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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