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필터 변색, 이상한 냄새나 포항 수돗물 민원 시내 전역 번져
주민A씨 두어달 전부터 주방 수돗물 불순물 많이 나와 필터 사용

포항시는 지난 12일 망간이나 철이 수돗물 원수에 미량 유입되지만 정수과정을 거쳐 제거하기 때문에 먹는물 수질기준에 적합하게 불검출 상태로 가정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포항시는 지난 12일 망간이나 철이 수돗물 원수에 미량 유입되지만 정수과정을 거쳐 제거하기 때문에 먹는물 수질기준에 적합하게 불검출 상태로 가정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경북 포항시가 검붉은색 수돗물 논란과 관련해 수질에 이상이 없다고 밝혔지만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더 커지고 있는 상태다.

포항시는 지난 12일 망간이나 철이 수돗물 원수에 미량 유입되지만 정수과정을 거쳐 제거하기 때문에 먹는물 수질기준에 적합하게 불검출 상태로 가정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정수필터가 변색되고 이상한 냄새가 나는 포항 수돗물 민원이 시내 전역으로 번지면서 수돗물 파동 조짐을 보이고 있다. 행정 당국의 어수룩한 해명과 늑장 조치로 일이 커지면서 시민들의 수돗물 불신이 오히려 높아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수돗물 이상을 신고한 지역은 남구 오천읍 일부 아파트에서 남구의 부영아파트와 북구 장성동 풀니스4차아파트 등으로 늘어났다. 남구 부영아파트는 5개단지에 입주자가 5500여세대에 이르는 대형 단지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갑자기 수돗물 정수필터의 변색을 고발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포항시는 수돗물 이상 신고 창구를 개설하고 외부 전문기관에 원인분석을 의뢰하기로 했다.

북구 장성동 풀니스4차 아파트 주민 A씨는 "두어달 전부터 주방에서 수돗물 불순물이 많이 나와 필터를 쓰기 시작했다"며 "지난 10일 필터를 간 지 하루만에 검게 변색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남구 대도동 주민 B씨는 “한달 전부터 필터가 검게 변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정수용 필터를 2주 정도 썼는데도 쇳가루같은 까만 알갱이들이 나와 수돗물을 사용하기가 불안하다"고 전했다. B씨는 "다른 지역처럼 붉은색 계열의 이물질이 묻혀나오다 검은색 이물질마저도 수돗물에서 발생해 더욱 불안하다"고 덧붙였다.

포항 수돗물에 이상이 드러난 것은 지난 달 남구 오천읍의 모 아파트에서 정수필터가 갑자기 변색되고 악취가 난다는 집단민원이 제기되면서였다.

해당 아파트 주민 가운데 수돗물을 사용해 샤워를 하자 두드러기 증상이 초래됐는가 하면, 일부 학교의 급식이 중단되는 사태도 빚어졌다.

당시 문제가 발생하자 포항시 수도당국은 "해당수계 정수장의 수질검사 결과 이상이 없고, 해병전차부대 훈련으로 인해 문제의 아파트에 오래된 관로에 쌓여있던 퇴적물이 일시에 올라와 변색이 되었다"고 해명했다. 시는 이어 "정수필터를 변색시킨 오염물질이 망간성분"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오천지역 주민들은 "포항시의 발표를 믿을 수 없다"면서 "인천의 붉은 수돗물 파동에서 드러났듯이 정밀 검사를 통해 확실한 원인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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