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규, 사태 해결에 직접 나서서 고객과 직원 보호 대책 마련하라"
"현 사태 꼬리 자르기로 임한다면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 경고

"직원들에게 핀이 뽑힌 폭탄을 쥐어 주고 사지로 밀어 넣은 것도 모자라 사방이 지뢰밭인 한가운데 오롯이 홀로 남겨두고 있는 은행의 작태에 노동조합은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최근 깡통 DLF(파생결합펀드) 논란으로 도마에 오른 KEB하나은행(행장 지성규)의 노동조합이 21일 성명서를 발표해 이같이 밝혔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EB하나은행지부(위원장 김정한·이진용)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금리연계 DLF 사태와 관련해 하나금융지주와 KEB하나은행 경영진의 무능이 부른 참사"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 사태를 꼬리 자르기로 임한다면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는 DLF는 미국과 영국의 이자율스와프(CMS) 금리와 독일 국채의 금리와 연동돼 수익률이 결정되는 파생결합증권(DLS)과 이 증권이 편입된 파생경합펀드(DFL)다.

이 파생상품은 만기 때까지 독일 국채 등의 금리가 약정한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면 수익율 상한인 연 3.5~4%대의 투자 수익을 낼 수 있지만 기준치를 밑돌면 최악의 경우 원금을 전부를 잃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현재 미중무역 분쟁과 세계 경기 둔화 등의 여파로 미국과 유럽이 금리를 잇달아 내리자 이와 연계된 이 파생상품은 현재 반 토막 혹은 전액 손실 위험에 처했다.

노조에 따르면 KEB 하나은행의 금리연계 DLF 상품은 지난 2016년 10월 출시돼 2조원 가량 누적판매를 기록했으며 현재 잔액 3800억원에 이른다. 

지난 3월부터 금리인상 기조였던 미국 금리가 미∙중무역분쟁 등 세계 이슈가 맞물리면서 기초자산금리가 급격히 하락했다.

이에 금리하락추세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인지한 PB(자산관리자)들이 올해 4월부터 관련 부서에 일부 손실이 발생된 상태에서라도 고객들이 손절할 수 있도록 환매수수료 감면 등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을 요구했었다.

하지만 하나은행의 경영진이 자본시장법 위배, 중도 환매수수료 우대시 타고객 수익에 미치는 영향, 배임 우려 등을 내세우며 무능과 안일한 대응으로 작금에 사태를 초래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김정한 하나은행지부 위원장은 "불안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금융사들이 파생상품 비율을 극적으로 낮추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4대 금융지주 전체 파생상품의 40%가 하나금융지주에 집중돼 있다"면서 "사태를 이 지경까지 몰고 간 자산리스크 관리에 대한 책임, 건전경영에 대한 책임과 고객의 이익을 저해해  분쟁을 야기한 책임을 물어 해당 최종 의사결정권자를 엄중히 문책하고 그에 맞는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목표달성을 위해서라면 물불가리지 않고 직원을 총알받이로 내몬 KEB 하나은행 경영진과 하나금융지주 최고 경영진은 이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어 "은행장은 당장 전면에 나서 현 사태를 해결하라"며 "노동조합은 고객 신뢰를 저버린 이번 사태에 명운을 걸고 직원보호를 위해 총력투쟁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가 제기한 경영진 책임론과 관련, 사측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담당자에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