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석 대표 "정부가 관리 감독 철저했더라면"
피해자 측 비난 "그건 피해자가 할 소리다"

가습기살균제 논란에서 최대 피해자를 발생시킨 회사로 꼽히는 옥시레킷벤키저의 박동석 대표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7일부터 진행 중인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에서 "정부가 관리 감독을 철저히 했다면 이런 참사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하며 사건의 책임을 정부에게 돌린 것이다.

28일 진행된 '2019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 둘째날 박동석 옥시 PB대표이사가 선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8일 진행된 '2019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 둘째날 박동석 옥시 PB대표이사가 선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동석 대표는 28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의 '2019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에 참석했다.

이날 박 대표는 1부 '기업분야' 세션에 참석해 "1994년 SK케미칼이 가습기살균제를 처음 개발·판매했을 때나 1996년 옥시가 유사 제품을 내놨을 때 정부 기관에서 관리 감독을 철저히 했더라면 이런 참사는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1년 질병관리본부에서 가습기살균제 문제로 인한 폐 손상을 우려했을 때 옥시가 법적 절차를 방어하기보다 사과하고 책임을 인정했더라면 2016년 옥시가 책임을 인정했을 때 SK케미칼이나 관련 제조업체들이 배상 책임을 했더라면 피해자의 고통은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 대표의 발언이 나오자 청문회 방척석에 있었던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들은 "살인기업 주제에", "그건 피해자가 할 소리다"라고 소리를 지르며 항의를 시작했다.

이에 최예용 특조위 부위원장은 "지금까지 내놓은 것보다 훨신 전향적인 대책을 내놓겠다는 말씀을 기대했더니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것이냐"라며 "지금 정부 탓 하느냐"고 박 대표를 질책했다.

박 대표는 "아쉬움이 많은 사건인데 이런 아쉬움을 우리가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 부위원장은 지속적으로 옥시 측에 기업 차원의 전향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이렇게 복잡한 문제에 대해 저희가 단독으로 해결책을 내놓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답을 회피하기에 바빴다.

한편 이날 진행된 청문회는 27일 청문회를 진행한 SK케미칼, 애경에 이어 옥시RB와 LG생활건강이 참여한 청문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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