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자검정 시험서,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와 다른 균주 확인
대웅 "근거 없는 음해로 일관한 메디톡스, 책임 물을 것"

3년째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보톡스 전쟁'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웅제약이 포자검정 시험에서 메디톡스와 다른 균주인 것을 확인했다고 밝힌 것이다. 앞으로 보톡스 전쟁이 어떻게 전개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2019년 1월 30일자 변론준비기일 조서의 메디톡스 균주가 어떤 조건에서도 포자를 형성하지 않음에 대한 내용. (사진-대웅제약 제공)
2019년 1월 30일자 변론준비기일 조서의 메디톡스 균주가 어떤 조건에서도 포자를 형성하지 않음에 대한 내용. (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은 30일 자사의 보툴리눔 톡신 생산에 사용되는 균주가 메디톡스와 다른 균주임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대웅제약 측은 메디톡스의 균주를 훔친 것이 아니라는 유력한 증거로 보고 있다.

이번 결과는 메디톡스와 진행 중인 국내 민사소송에서 법원이 지정한 국내외 전문가 감정인 2명의 입회 하에 실시한 시험에서 나왔다. 시험은 양사가 각 추천한 감정인들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포자감정 시험을 통해 확인한 포자 형성 여부 결과를 지난 14일과 29일 감정보고서로 법원에 제출했다.

보톡스 전쟁은 2년 전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을 상대로 균주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소송의 쟁점은 대웅제약이 메디톡스 전직자로부터 보툴리눔톡신 균주를 받았는지, 대웅제약의 보툴리눔톡신 '나보타'의 균주 및 생산방법이 메티톡스로부터 유출되었는지였다.

대웅제약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 제품. (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 제품. (사진-대웅제약)

또한 메디톡스는 2014년에 출시된 대웅제약의 '나보타'가 먼저 출시된 메디톡스의 '메디톡신' 균주와 흡사하고 공개된 균주 염기서열 역시 99.99% 동일해 자사 균주가 유출됐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웅제약은 균주를 공개하는 것은 영업기밀이라고 주장하며 완강히 주장했지만, 지난해 8월 재판부는 포자 감정을 통해 사실여부를 판단할 것을 제안했다. '홀A하이퍼'라는 이름의 메디톡스 균주는 어떤 경우에도 포자를 형성하지 않기 때문에 대웅제약 균주의 포자 형성 여부를 확인하면 유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메디톡스는 포자 감정과 함께 염기서열까지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먼저 포자 감정부터 시작해볼 것을 제안했다. 재판부의 제안에 대웅제약도 승락하면서 지난 달 감정이 시작됐고 이번에 결과가 나온 것이다.

대웅제약 측은 이번 검정 결과가 '보톡스 전쟁'의 결정적인 증거임을 주장하며, 향후 법적대응까지 예고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이번 포자감정에서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가 포자를 형성함을 확인함에 따라 자사의 균주가 포자를 형성하지 않아 자연에서 발견할 수 없다고 명시한 메디톡스의 균주와 다른 균주임이 명백히 입증됐다"며 "그동안 근거 없는 음해로 일관한 메디톡스에 무고 등의 민형사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