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지난 23일부터 진행한 잔업, 특근 거부 지속 결정
사측 누적 적자 4조원, 경영상황 정상화 되지않아 임금동결 불가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9일부터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전면파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한국GM 노조가 부분파업이 아닌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전면파업을 하는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사진-연합뉴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9일부터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전면파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한국GM 노조가 부분파업이 아닌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전면파업을 하는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사진-연합뉴스)

한국지엠(GM) 노조가 기본급 인상 등 임금협상 요구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사측에 맞서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9일부터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전면파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한국GM 노조가 부분파업이 아닌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전면파업을 하는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노조는 지난 23일부터 진행한 잔업과 특근 거부도 지속하기로 했다. 지난 7~8일에 이어 추석 연휴 기간인 오는 12일과 14~15일에도 집행부 간부가 각 출입구를 통제하고 현장 순찰을 하며 조합원들의 특근 불참을 압박할 방침이다.

앞서 노조는 이번 주 성실교섭 촉구기간을 가진 뒤 이날까지 사측이 제시안을 내놓지 않으면 전면파업에 들어간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사측은 지난 5년간(2014∼2018년) 누적 적자(순손실 기준)가 4조원에 달하는 등 경영상황이 정상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임금동결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측은 제시안 없이 임금동결 및 성과급·일시금 지급 불가, 부평 2공장 신차투입 없이 2022년 이후 폐쇄, 13개 별도 요구안(지난해 축소한 복지 복원 등) 수용 불가 등의 방침을 노조에 구두로 전달한 상태다.

한국GM은 지난해 제너럴모터스(GM) 본사와 산업은행의 지원을 받아 가까스로 법정관리 위기에서 벗어난 상태라 사측은 올해 어떻게든 적자를 면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임금을 올려주고 성과급을 지급하느라 적자가 발생한다면 GM 본사로부터의 압박은 물론, 국민적 비난에 직면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다면 상황은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앞서 줄리언 블리셋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지난 21~22일 방한해 한국GM 임직원들에 "GM 본사 경영진은 한국GM 노조의 파업에 매우 실망스러워하고 있으며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파업은 한국GM만 손해를 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이같은 GM 본사의 경고에 대해 지난해 한국GM 경영정상화 지원 과정에서 약속한 신차 2종 배정 약속을 철회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실제 신차배정 등을 약속하며 국책은행인 산업은행 지원까지 받아낸 GM으로서는 약속을 철회하는 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다만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경우 당시 약속에 포함되지 않은 부분, 이를테면 기존 한국GM에서 생산하고 있는 트랙스, 스파크 등 차종에 대한 물량 배정에서 한국GM 물량을 줄일 우려가 있다. 한국 뿐 아니라 트랙스는 GM의 멕시코 공장에서도 생산하고 있고, 스파크 역시 인도에서 일부를 생산한다. 한국GM에서 원활한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판단이 들 경우 일부 물량을 다른 공장으로 이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GM 노조 관계자는 "한국GM 부평공장의 정문과 남문 등 출입문 앞에서 조합원들의 출입자제를 당부하고 있다"며 "임금협상과 관련한 사측의 별도 제시안이 없을 경우 전면파업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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