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시간만에 한국인 4명 전원구조
"사고원인 조사 기다릴 것"…신중한 답변

현대글로비스 소속 골든레이호(사진-미해안경비대 트위터)
현대글로비스 소속 골든레이호(사진-미해안경비대 트위터)

미동부 해안에서 뒤집혔던 현대글로비스 소속 골든레이호에 갇혀있던 한국인 선원 4명이 41시간 만인 9일 오후 6시 전원 무사히 구조됐다. 선박 전도 후 화재발생, 소재파악 불가, 불안정한 선체상황 등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미 구조당국의 신속한 대응조치로 빠른 구조가 가능했다.

지난 8일 새벽 미 해안경비대(USCG)에 따르면 미국 동부 해안에서 현대 글로비스 소속 자동차 운반선 골든레이호가 전도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골든레이호는 8일 오전 1시 40분경 브런즈윅 항에서 12.6km 떨어진 해상(수심 11m)에서 선체가 왼쪽으로 크게 기울어지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하지만 골든레이호에 승선해있던 24명 중 20명은 사고 발생 10시간 안에 대피·구조 됐으나 기관실 쪽에 있던 나머지 한국인 4명은 고립돼 빠져나오지 못했다.

사고발생 12시간인 8일 오후 1시 30분경 화재와 연기가 발생하고 선체가 불안정해 구조작업이 잠정 중단되는 가운데 4명의 선원들의 소재 또한 파악되지 않아 점차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구조작업이 난항을 겪는 와중 오후 6시 13분쯤 선박 안쪽에서 선원들이 두드린 생존 신호 소리로 작업은 활기를 되찾았다. 선원 4명의 생사를 확인한 후 다음날 오전 헬리콥터 등 구조인력을 투입해 빠르게 선체를 절단하고 기관실로 진입했다. 오후 3시쯤 선미 쪽 프로펠러 샤프트 룸에 있던 선원 3명중 2명을 구조하고 20분 뒤에 3번째 선원 구조 작업에 성공했다. 오후 6시에 마침내 엔지니어링 통제실 칸의 강화 유리 뒤쪽에 고립되어 있던 마지막 한국인 선원을 구조하면서 전원 구조에 성공했다.

먼저 구조된 골든레이호 선원들은 인근 병원으로 이동했으며 구조 당시 건강 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편이었다. 마지막으로 구조된 한국인 선원은 USCG 선박을 통해 항구로 이동하는 중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팔을 흔들며 영어로 "감사합니다 여러분"이라고 말했고 구조대원들은 박수로 환호하며 무사 구조를 기뻐했다.

현재까지는 선박이 전도된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USCG소속 리드 대령은 기자회견에서 사고 원인 조사와 관련해서 답변을 아꼈으며 "사고 원인과 관련해선 당국의 조사를 기다리는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현대글로비스는 골든레이호와 관련 현대해상 및 영국보험조합등 2개 보험에 가입된 상태다. 현대글로비스에 따르면 골든레이호는 현대해상에 선체보험을, 영국보험조합인 '노스오브잉글랜드(North of England P&I Association)'에 선주책임상호보험을 가입했다. 선체보험은 우연한 사고로 인한 선체 피해를 보상하는 것으로 1047억원, 선주책임 상호보험은 선체보험으로 보상받지 못하는 손해를 선주들이 조합해 보상하는 방식으로 9조 8146억원에 가입돼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재해 대상물은 선박 및 화물 등으로, 구체적 피해금액은 보험사에서 산정할 계획"이며 "관계기관과 협조해 사고 발생 경위를 파악하고 조속한 수습을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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