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세미만 가구주 평균 보증금보다 훨씬 높은 가격

오는 17일 서울시 역세권 청년주택의 청약 접수가 시작되는 가운데 임대료가 과도하게 높게 책정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는 사상 최악의 청년 실업률과 가파른 주거비 상승으로 고통 받는 2030 청년세대의 주거난 해법으로 '역세권 2030 청년주택' 정책을 지난 2016년 발표했다. 당초 역세권 청년주택은 청년세대의 주거비부담과 주거 빈곤율 해소를 위해 실행된 정책이었지만 오히려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17일 청약접수를 시작하는 '어바니엘 위드 더 스타일 충정로'의 공공임대를 제외한 공공지원민간임대의 임대료는 보증금 3640만원~1억1280만원, 월세 29만원~78만원으로 책정됐다. 인근지역 임대료에 비해 높은 편은 아니나 서울시에서 발표한 시세의 85~95% 낮은 가격이라고 볼 수 없다.

이와 관련해 부동산정보서비스 '직방'은 지난 16일 서울 월세 보증금 실 거래가를 분석해 역세권 청년주택 임대료와 비교분석해 발표했다.

(사진-직방)
(사진-직방)

올해 서울에서 거래된 오피스텔 평균 임대료와 비교 했을 때 전용 30㎡이하의 경우 역세권 청년주택이 보증금이 더 높게 책정 됐으며 30~40㎡이하의 경우 보증금과 월세 모두 역세권 청년주택이 오피스텔에 비해 높은 가격이다.

계약면적 20㎡이하의 원룸이라고도 불리는 단독다가구의 임대료는 평균 보증금 1551만원, 월세 35만원으로 청년주택 보증금의 절반이하고 월세는 비슷한 수준이다. 면적이 커질수록 단독다가구의 임대료와 청년주택의 임대료 격차는 더 커졌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지난해 가계금융 복지조사 결과 30세 미만 가구주의 전월세 보증금 평균 3193만원임을 감안할 때 최소 500만원에서 최대 8000만원까지 보증금 부담을 더 떠앉아야 입주할 수 있는 금액이다. 최소 3500만원 이상의 보증금은 저소득 청년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기존에 원룸에서 거주했던 단독 가구가 역세권 청년주택의 임대료를 부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역세권 청년주택이 당초 타겟으로 한 주거 취약계층이 아니라 기존의 오피스텔 월세를 감당할 수 있던 청년계층에게 한정된다는 지적도 나타난다. 정책 목표였던 '청년난민구조', '열악한 주거환경 개선', '청년들의 주거비 경감'과 상응하지 못하는 실상이다.

청년세대 주거 문제는 주택의 공급이 아니라 임대료를 부담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당장 부동산 어플리케이션만 봐도 방은 차고 넘치는 현실이다. 역세권 청년주택의 높은 임대료는 주거 빈곤 청년층을 구제하는게 아니라 중상층 이상 청년들에게 주거 선택권만 늘려주는 꼴이다.

직방 관계자는 "공공민간지원임대 역세권 청년주택은 주거비 부담이 큰 '주거 빈곤층' 등의 주거 취약계층을 대상이 되기보다는 기존의 오피스텔 월세를 감당할 수 있는 청년 계층이 수평 이동할 수 있는 다양한 주거상품의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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