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수급 악화시 전략 비축유 방출 검토…대체 수입선 확보"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확대 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확대 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17일 "사우디 사태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 국내 원유 도입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며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역시 당분간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김 차관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주재한 '확대거시경제 금융회의' 모두발언에서 이렇게 말했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시설 2곳이 드론(무인기) 공격을 받으면서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국제유가는 폭등했다.

그는 "사우디산 원유는 대부분 장기계약 형태로 들여오고 있으며, 국내 정유업계 점검 결과를 보더라도 원유 선적 물량·일정에는 아직 큰 차질이 발생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 차관은 다만 "중동지역 불안이 확대해 상황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원유 수급 상황 악화 시 정부와 민간이 보유하고 있는 전략 비축유 및 재고 방출을 검토하는 등 수급 안정 조치를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필요하면 정유업계와 협력해 대체 수입선을 확보하겠다"고 언급했다.

사우디 사태 이후인 16일 기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4.7%(8.05달러) 뛴 62.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김 차관은 "국제유가에 대한 우려는 물론 미중 무역협상, 브렉시트, 미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며 "주요 이벤트 일정에 맞춰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을 재점검하고,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할 경우 신속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차관은 "9월 들어 미중 갈등 완화 기대가 커지고 유럽, 중국 등 주요국이 적극적인 경기 부양 의지를 보이자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이 완화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지난 주말 사우디 핵심 석유 시설이 피격당하면서 국제유가 불안 가능성이 커지는 등 중동지역 불안이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한국은행 부총재,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 실장,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국제금융센터 원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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