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혜선 의원 "공정위 제재 후 갑질 여전했다"
국감에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 증인으로 설까

남양유업이 2013년 영업사원 폭언과 물량 밀어내기 갑질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았지만,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밀어내기와 대리점 수수료 떼어먹기, 대리점 보복 등으로 갑질을 행해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의당 추혜선 의원과 전국대리점살리기협회 대표들이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양유업의 갑질행위를 지탄하며 공정위에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사진-연합뉴스)
정의당 추혜선 의원과 전국대리점살리기협회 대표들이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양유업의 갑질행위를 지탄하며 공정위에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사진-연합뉴스)

2013년 대국민 사과 불구, 남양유업 갑질은 여전?

정의당 추혜선 의원과 전국대리점살리기협회는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남양유업의 추가 갑질 혐의를 폭로했다.

앞서 남양유업은 2013년 영업사원이 대리점에게 욕설과 폭언을 퍼부으며 밀어내기 갑질을 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검찰 고발 등을 당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또 대국민 사과까지 발표하며 갑질 근절에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하지만 추 의원의 주장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갑질은 여전했다. 추 의원은 "남양유업이 공정위 제재 이후에도 갑질을 멈추지 않고 있다"며 "최근 남양유업 본사 영업팀장이 화상회의를 통해 각 지점에 밀어내기를 지시하고, 22개월 동안 15개 대리점의 장부를 조작해 9500여만원의 수수료를 빼간 혐의가 담긴 내부 비밀장부가 공개됐다"고 주장했다.

전국대리점살리기협회 또한 "2014년 이후 남양유업 본사 영업팀장이 화상회의를 통해 각 지점에 밀어내기를 지시한 사실을 내부 직원의 진술로 확인했다"며 "본사 영업팀장은 앞서 2013년 물량 밀어내기로 벌금형 처벌을 받았던 장본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정위가 2013년 제재 때 조직적 밀어내기의 수단으로 이용된 주문시스템을 변경하고 물품대금을 결제할 때 대리점주가 확인하도록 결제방식도 바꾸도록 시정명령을 내렸으나 제대로 이행하지 않다가 2016년 대리점주가 공정위에 신고한 뒤에야 변경했다"고 지탄했다.

추 의원과 협회는 공정위가 제대로 된 관리·감독을 행하지 않았음을 꼬집었다. 추 의원은 "공정위가 시정명령만 내리고 방치한 것은 의사가 환자를 수술대 위에 올려놓고 나가버린 상황과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협회는 "공정위가 더는 갑질기업의 방패막 역할을 해서는 안된다"며 "남양유업은 용기를 내서 불공정행위를 고발하고 문제제기를 한 대리점주들을 무고죄로 고소하고 집회금지 가처분 신청, 허위사실 유포와 모욕 혐의로 고소 등과 같은 보복을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추 의원은 남양유업의 갑질사태와 관련해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홍 회장이 국정감사 때 증인으로 참석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남양유업, 입장문 발표…"일방적 주장에 불과"

남양유업은 추혜선 의원의 기자회견 후, 곧바로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입장문을 발표했다. 입장문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기자회견 내용은 일방적 주장이라고 부인했다.

남양유업은 "일부 제보자의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며 "회사는 2013년 이후 공정위 권고대로 모든 시스템을 개선하고 밀어내기를 원천 차단했다"고 반박했다. 또 "장부조작 주장은 7년 전인 2012년 문제가 된 내용으로 일부 영업사원의 마감 실수가 있었으나 당시 조처를 완료했다"며 "보복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남양유업은 이번 갑질 논란이 대리점주인 제보자의 무리한 요구를 회사 측이 거절함에 따라 벌어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제보자는 지역 내 독점적 공급자 위치에 있어 오히려 업체가 제보자에게 제품을 팔아 달라고 부탁해야 하는 처지"라며 "제보자가 의도를 갖고 유리한 답변만을 녹취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회사와 대리점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실과 다른 제보자들의 일방적 주장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공정위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명확히 밝혀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남양유업 입장문(사진-남양유업 홈페이지)
남양유업 입장문(사진-남양유업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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