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조사비 등 이유로 매달 직원들 '돈 각출' 잡음
코리아나화장품, 뒤늦은 사태파악·급급했던 대안책 비난 키워

'신뢰를 쌓아가는 회사를 지향한다'던 코리아나화장품이 부서 내에서 강압적으로 직원들에게 돈을 걷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다. 상사 명절 선물과 팀원 간의 경조사비 등의 명목으로 매달 비용을 걷고 있지만 강압적으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이에 코리아나화장품 본사는 뒤늦게 사태조사에 나서 대안책을 마련했다 주장했으나 이마저도 정확한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채 진행돼 비난만 키우고 있다.

"팀 비 명목상으로 걷는 돈…회의없이 통보만"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돈을 걷는게 맞는 걸까?'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코리아나화장품 직원인 글쓴이는 "매달 팀 비를 명목상으로 돈을 걷는데 대체 어디에 쓰이는지도 모르겠고 의무적으로 이렇게 당연한 건가"라고 의문을 던졌다.

그러면서 "명절이 오면 윗사람 선물 하나 사준다며 돈을 걷는데 회의도 없이 그냥 걷자로 통보하는 게 어이가 없다"며 "그렇게 해주고 싶으면 하고 싶은 사람들끼리 하면 되는 것 아니냐. 안주고 안받으면 되는데 굳이 하기 싫은 사람들한테까지 의무적으로 돈을 걷어야 하냐"고 지적했다.

코리아나화장품은 일부 부서에서 관행적으로 진행된 것이며, 경조사비로 사용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취재결과 부서에서 걷은 금액은 팀장 2만원, 팀장이하 직급은 5000~1만5000원 선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코리아나화장품 관계자는 "해당 사항을 인지하고 본사에서 전사적으로 확인한 결과 일부 몇 팀에서 진행돼 왔다"며 "돈은 팀 이름으로 나가는 경조사비 등으로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돈은 투명하게 관리가 돼 있었고 사용내역이 안되어 있는 것으로 지적됐는데 1년에 한 번씩 팀원들에게 공유할 수 있도록 돼 있었다"며 "내역이 궁금한 직원은 자체적으로 볼 수 있도록 했었다"고 해명했다.

강제성 의혹에 대해서는 "강제성은 없었다"며 "실제로 1년 동안 단 한번도 비용을 내지 않은 직원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직원들 간의 '불편한 관행'이 수면 위에 떠오르자 코리아나화장품은 관행을 근절한다는 내용의 공지문을 지난 19일 오후 직원들에게 전달했다. 그동안 돈을 걷은 부서는 남은 비용을 서로 나눠 정리하기로 했다.

하지만 코리아나화장품은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채 대안책만 내세우기 급급했던 정황이 드러났다. 직원들이 걷은 금액에 대한 취재가 진행되자, 코리아나화장품 관계자가 "금액은 조사를 통해 확인해봐야 한다"고 답한 것이다. 논란의 핵심인 금액사항을 확인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안책만 내놓은 셈이다. 

'국내 1세대 화장품'…100년 기업 포부, 이뤄질까

한편 코리아나화장품은 국내 1세대 화장품 업체 중 하나로, 정도경영과 고객만족, 명품주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기업이 운영되고 있다.

현재 K뷰티의 인기를 힘입어 연구개발(R&D)에 꾸준히 투자하며 탄탄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내세워 기업을 세워가고 있다. 특히 중국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사업을 확장해 외형의 틀을 갖추고 있다.

뿐만 아니라 코리아나화장품은 '100년 기업'을 목표로 글로벌 사업 활성화에 주력을 두고 있는 상황이다.

유학수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지난 2018년은 코리아나의 온라인 마케팅 활성화 및 중국 현지 법인의 흑자경영으로 내실 있는 성장을 이끌어 내는 등 앞으로의 가능성을 보여준 매우 희망적인 한 해였다"며 "올해에는 진취적인 팀 혁신경영과 함께 견고한 R&D와 정도경영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100년 기업으로 나아가는 코리아나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100년 기업으로 키워나가겠다는 코리아나화장품이 내부의 작은 부분부터 균열이 생기면서 이같은 포부가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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