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임대업자 A씨, 역세권 빌딩 3살 손자에게 양도
고액자산가 고가 부동산 투자, 자녀 물려주거나 자산 해외로 빼돌려

국세청에 따르면 악의적이고 지능적으로 탈세한 혐의가 있는 고액 자산가와 30세 이하 무직자, 미성년자 갑부 등 219명에 대해 지난 19일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사진-연합뉴스)
국세청에 따르면 악의적이고 지능적으로 탈세한 혐의가 있는 고액 자산가와 30세 이하 무직자, 미성년자 갑부 등 219명에 대해 지난 19일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사진-연합뉴스)

국세청은 탈세 혐의가 있는 고액자산가와 미성년 갑부 등 217명에 세무조사를 착수했다. 조사 대상인 미성년자 중엔 3살 아동도 있었다.

국세청에 따르면 악의적이고 지능적으로 탈세한 혐의가 있는 고액 자산가와 30세 이하 무직자, 미성년자 갑부 등 219명에 대해 지난 19일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여기서 고액자산가는 해외 자산을 빼돌리거나 고가 부동산 등에 투자해 자녀에게 부를 물려준 점으로 조사 대상에 올랐다. 또한 부동산 재벌 72명과 보유 재산 대비 수익원이 확실치 않은 30세 이하 및 미성년 갑부 147명도 조사 대상에 포함됬다.

이들이 보유한 재산 규모는 총 9조2000억원이며 1인당 자산은 평균 419억 원이지만 이중 1000억원 이상 보유자도 32명에 이르는 걸로 전해진다.

평균 재산 포트폴리오는 주식 319억원, 부동산 75억원, 예금 등 기타자산 25억원으로 구성됐다. 미성년자를 포함한 30세 이하 부자는 가족 기준으로 평균 111억원을 가진 걸로 파악됐으며 30세 이하 부자 당사자 재산만 따지면 평균 44억원이다. 직업별로는 사업자·근로소득자가 118명, 무직은 16명, 학생·미취학자는 13명이다.

부동산 임대업자 A씨는 역세권에 있는 빌딩을 3살짜리 손자에게 양도했다. 매매계약서까지 썼지만 5%의 계약금만 받았을 뿐 잔금은 받지 않고 넘겼다. 증여세를 내지 않으려고 정상적으로 판 것처럼 꾸민 것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일부 고액 자산가는 사익 편취를 목적으로 기업 경쟁력을 훼손하면서까지 탈세를 하고 있고 상당수는 눈에 띄지 않게 땅굴을 파는 것처럼 은밀하게 숨기는 이른바 '땅굴파기'(Tunneling) 등으로 기업 자금과 사업 기회를 빼돌리는 걸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재산변동 추이를 분석한 국세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동산 재벌 등 72명의 재산은 2012년 3조7000억원에서 작년 7조5000억원으로 2배 이상, 30세 이하 부자 147명의 재산도 같은 기간 8000억원에서 1조6000억원으로 역시 배가 불어났다.

국세청은 과거엔 탈세 수법이 단순한 매출누락이나 가공원가 계상, 법인카드 사적사용 등 1차적 자본거래에 머물렀다면 최근엔 파상생품 거래 등 복잡하고 다양한 거래구조로 겉으론 정상 거래이지만 실제로는 조세회피 목적의 거래로 밝혀지는 등 방식이 점점 교묘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준오 국세청 조사국장은 "조사를 통해 탈세 사실이 확인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끝까지 추적·과세하고, 세법 질서에 반하는 고의적 악의적 탈루행위에 대해서는 검찰에 고발하는 등 엄중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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