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장관 "아내 건강 염려돼 차분히 해달라 부탁"
검찰 "압수수색 신속히 진행해 달라는 말 여려차례 반복"
야권 "명백한 수사외압, 직권남용…탄핵소추 불가피"

조국 법무부 장관이 26일 밤 국회 본회의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을 마치고 국회 본청을 나서 승용차에 오르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26일 밤 국회 본회의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을 마치고 국회 본청을 나서 승용차에 오르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지난 23일 자택 압수수색 당시 현장에 있던 수사팀장과 통화한 것으로 26일 전해졌다.

조 장관은 수사팀장에게 "아내가 몸 상태가 안 좋으니 배려해달라"고 말했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도 "검찰에 조용한 수사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진 이날 여야를 막론한 법무부와 검찰까지, 외압 여부에 대한 갑론을박이 거세지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조 장관에 대한 대(對)정부질문을 통해 확인됐다. 조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자택 압수수색 당시 수사팀장과 통화를 했나'라는 질문을 받고 "당시 제 처가 놀라서 연락이 왔다"며 "그래서 제 처가 상태가 안 좋으니 차분히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아내의 건강이 염려돼 검사에게 부탁했다는 설명이다.

주 의원은 조 장관의 전화에 대해 "수사팀에 대한 압박"이라며 "(조 장관이)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에 개입하거나 보고를 받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조 장관은 "압수수색에 대해서 어떤 방해를 하거나 그 진행에 대해 지시한 바 없다"고 말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명백한 수사외압, 직권남용"이라며 "직권남용에 대한 형사 고발, 탄핵 소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법무부 장관이 개별 수사에 개입할 수 없도록 한 검찰청법을 정면으로 어긴 중대한 위법 행위"라며 "탄핵소추안 발의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검찰이 주광덕 의원에게 수사 정보를 불법 유출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해찬 대표는 "검찰이 피의사실을 알려주는 정도가 아니라 내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 장관의 통화에 대한 법무부와 검찰의 입장차도 컸다. 법무부는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압수수색이 시작된 후 장관의 배우자가 충격으로 쓰러져 119까지 부르려던 상황이라, 남편으로서 (배우자가) 놀라지 않게 압수수색을 진행해달라고 말한 게 전부"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검찰의 설명은 법무부의 입장과는 달랐다. 검찰은 "조 장관이 압수수색을 신속히 해달라는 취지로 여러 번 말했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이 소환할 경우 장관직을 사퇴할 생각이냐"는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 질의에 조 장관은 "소환 통지가 저에게 온다면 그때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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