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쓰비시 등 75개 전범기업에 1.2조 투자
투자한 전범기업 84%가 마이너스 수익률 기록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사진-연합뉴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사진-연합뉴스)

일본의 수출규제로 국내 일본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가운데 국민연금의 일본 전범기업 투자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최근 민주평화당 김광수의원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연금기금 일본 기업 투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일본 전범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을 비롯해 파나소닉, 토요타자동차 등에 약 1조2300억원 규모를 투자했다. 지난 5년간(2014년~2018년) 총 투자액은 5조원을 넘는다.

국민연금이 투자한 일본 전범기업 75곳 중에 84%에 해당하는 63곳은 지난해 말 기준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일본 전범기업 투자도 논란이 되는 상황에 수익률 마저 마이너스를 기록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이 투자하는 미쓰비시 중공업 등 미쓰비시 계열사에 투자하는 금액만 875억원에 이르며 계열사 4곳 모두 손실을 봤다. 미쓰비시는 일제 강점기 한국인 10만명을 강제 동원한 대표적인 전범 기업이다.

이외에도 도요타자동차(2896억원), 신에츠케미컬(1177억), 동일본여객철도(1033억), 코마츠제작소(570억) 등에 투자했으나 각각 –5.9%, -22.2%, -8.0%, -38.7%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연금은 "국민연금기금의 해외주식 자산은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부여하는 벤치마크지수에 따라 투자하고 있으며, 해당 기업에 대한 투자금액 증가는 공단이 별도의 의사결정을 통해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연금기금의 해외주식 투자 규모가 확대되면서 비례해 증가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지금껏 수익성과 안정성 등을 고려해서 결정해야하는 투자 대상을 법으로 제한한 사례가 해외 연기금에서 없었을뿐더러 자칫하면 국가 간 분쟁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신중한 입장을 표했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그 어느때보다 반일감정이 격화된 시기 탓에 이번 국민연금 국정감사에서도 매년 이슈 되는 일본 전범기업 투자 논란이 더욱 팽배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은 "전범 기업 투자를 다시 한번 살펴보겠다"며 “오는 9월까지 사회책임투자 영역 내에서 세부규정을 마련하겠다”고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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