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의 큰 손인 국민연금공단이 국내 주식투자 비중을 10년 전 97%에서 61%로 무려 36%나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그룹에 대한 투자 규모도 지난 1년 새 4.6%나 축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1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30대 그룹 주식지분 가치(16일 종가 기준)는 총 52조6619억원으로 국민연금 국내 주식 지분의 62.1%를 차지했다.

1년전인 2013년 말과 비교하면 2조5584억원(4.6%)이 줄었다. 비중도 1년전보다 3.7%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재계 1, 2위인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에 대한 국민연금의 투자 비중이 36.7%에서 33.4%로 3.3% 포인트 하락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현재 국내 주식투자 지분가치의 23.1%에 달하는 19조5880억원을 삼성그룹에 투자하고 있고 현대차그룹에 대해서는 10.3%에 이르는 8조7799억원 상당을 쏟아 붓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에 대한 국민연금 투자 지분가치는 1년새 10조2937억원에서 8조7799억원으로 1조5138억원(14.7%)이나 감소했다.

삼성그룹에 대한 지분가치도 9019억원(4.4%) 줄어들었다. 30대 그룹에 대한 투자 감소분(2조5584억원)의 94.4%를 두 그룹이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국민연금은 두 그룹 외에도 현대중공업에 대한 투자도 1조5636억원에서 4022억원으로 1조1614억원(74.3%) 줄였다. 지난해 2조원 이상 적자를 낸 탓에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종합상사 등 국민연금이 지분을 보유한 기업 지분율이 일제히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어 롯데(7228억원, 38.5%), 포스코(4546억원, 17.2%) 대우조선해양(3557억원, 58.2%) 순으로 투자 지분가치가 줄어들었다.

국민연금이 30대 그룹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인 것에 대해서는 미래 성장산업의 부재로 대기업 투자가치가 하락했다는 해석과 함께 국민연금이 국내 기업투자를 다변화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반면 SK는 국민연금의 투자 지분가치가 가장 크게 증가했다. 2013년 말 5조7417억원에서 6조9583억원으로 21.2%나 증가했고, 비중도 6.8%에서 8.2%로 1.4%포인트 상승했다.

국민연금은 SK텔레콤에 대한 지분율을 2013년 말 5.7%에서 7.1%로 끌어올렸고, SK C&C, SK네트웍스 등의 지분율도 5% 이상으로 확대했다.

LG와 CJ그룹에 대한 투자 지분가치도 6845억원(증가율 14.2%)과 4353억원(36.3%) 늘었고, 한진(2009억원, 157.9%)과 영풍(1594억원, 31.7%) 등도 1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30대 그룹 중 국민연금의 투자 지분가치가 증가한 곳은 12곳, 감소한 곳은 14곳이었다.

현대, 대우건설, 동국제강은 국민연금이 5% 이상 투자한 계열사가 한 곳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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